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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국민연금 '돈안드는 개혁'부터 하자

박종면칼럼 머니투데이 박종면 대표 |입력 : 2018.08.20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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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현안인 국민연금 이슈와 관련, 야당 대표들로부터 1년 넘게 공석인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빨리 선임하라는 요구가 잇달았다. 야당의 이 같은 지적은 문제의 핵심을 한참 잘못짚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장은 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비어 있지만 놀랍게도 지난해 기금운용수익률은 7.28%를 기록했다. 올 들어 기금운용수익률이 1% 밑으로 떨어진 것은 기금운용본부장 부재보다 다른 데 원인이 있다. 국내주식시장이 좋지 않는 등 시장여건 때문이다.

연기금은 장기 수익률이 중요하지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국민연금의 수익률 문제와 관련해서라면 올 들어 수익률이 급락한 것을 걱정할 게 아니라 투자와 수익의 질을 따져봐야 한다. 지금처럼 국민연금 자산운용이 국내주식·채권에 70% 가까이 편중돼 있는 게 더 큰 문제다. 해외주식과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우리의 국민연금은 자신도 없고 실력도 없다보니 국내시장에서만 주로 운용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현재 인선절차가 진행 중이고 대통령까지 서두르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곧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적어도 시장이 인정할 정도의 사람이 선임될지 여부다.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보면 결과는 비관적이다.

그럼에도 정말 운 좋게도 시장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인사가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선임됐다고 치자. 그러면 국민연금은 이제 아무런 문제없이 굴러가는 걸까.

국민연금 내부적으로는 기금운용본부장 선임이나 자산운용의 다양화 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일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는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20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인사 편중에 전문가 부재가 특징이다.

이것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다. 아니면 한국투자공사(KIC)처럼 기금운용본부만 떼어내 공사로 독립시키면 더 좋다. 이렇게 하면 기금운용본부가 지방에 있음으로써 초래되는 많은 문제들과 낮은 보수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삼성물산 합병 사태와 같은 정치적 변수로부터도 독립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과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 2%대로 떨어진 저성장 상황에서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와 제도발전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안정을 위해 지금보다 보험료는 더 많이 더 오래 내고, 연금은 더 늦게 받는 쪽으로 제도개편을 해야 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금처럼 가면 40년 뒤에는 국민연금 적립기금이 모두 고갈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 심지어 러시아까지 연금개혁에 나선 마당에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진보 보수 가리지 말고 미래와 후세들을 위해 가야할 개혁이지만 전망은 비관적이다. 특히 우리의 정치·사회 풍토를 결부시키면 더욱 그렇다.

현실이 이렇다면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돈 안드는 개혁이다. 그것이 바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를 바꾸고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거나 독립시키고, 소재지를 서울로 옮기고, '연못 안 고래'에서 벗어나 해외 넓은 시장에서 자산운용을 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것만 해도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임으로써 기금이 고갈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다. 또 시간을 벌게 되면 근본적인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도 쉬워진다. 우선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개혁부터 하자.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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