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로 읽는 따끈새책] '휴식의 철학' '숨겨진 미래' 外

◇휴식의 철학(애니 페이슨 콜 지음, 김지은 옮김, 책읽는귀족 펴냄)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휴식'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다. 학교에서 수십 년간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쳐온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제대로 쉬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자연의 가르침을 먼저 깨달아야 건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연이 허락하는 휴식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그저 그곳에 있는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노장사상의 가르침과 닿아있다. 자연의 가르침을 통해 분리할 수 없는 몸과 정신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면서 자연의 일부로서 이 둘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320쪽/1만6000원)


◇숨겨진 미래(장세진 지음, 푸른역사 펴냄)

남북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서 '통일'을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이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한반도 전환기를 맞이하기까지 냉전과 분단의 소용돌이 속에서 씨름했던 한국 현대 지성들의 발자취가 한 권에 담겼다. 이 책은 해방기의 염상섭부터 정치인 여운형과 조봉암, 1960년대 최인훈과 이호철, 동양사학자 김준엽, 민두기 그리고 1970년대 장준하, 함석헌, 리영희를 불러모아 계보처럼 펼쳐냈다. 인물뿐만 아니라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1964년 한일국교 정상화 반대운동 등 주요 '사건'에도 주목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하고 결국 좌절되는 과정 역시 중요하게 담아냈다.(452쪽/2만5000원)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카타리나 베스트레 지음, 조은영 옮김, 김영사 펴냄)


작은 세포 하나가 수없이 분열해 척추의 형상이 나타나고 눈과 입, 뇌가 생긴다. 이러한 신비로운 과정을 저자는 여섯 살 당시의 눈으로 본 수정에서 출산까지,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임신과 출산 과정의 절대적인 주체는 '태아'임을 분명히 밝히며 태아를 저자 자신, 독자 자신의 발생 과정에 연결지어 40주 동안 이뤄지는 놀라운 변화를 담아냈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의학적·과학적 지식을 쉬운 언어와 그림으로 풀어내 읽기가 한결 수월하다. (린네아 베스트레 그림/192쪽/1만2800원)

◇왜 크고 사나운 동물은 희귀한가(폴 콜린보 지음, 김홍옥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피라미드형 먹이사슬이 변함없이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먹이사슬을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동물의 크기는 10배가량 커진다. 저자에 따르면 크기가 커질수록 동물 살의 양, '생체량'이 늘어나는데 이는 열량이자 연료 역할을 한다. 먹이가 되는 아래 단계의 동물이 소비하지 않고 남겨둔 일부 생체량에서 연료를 획득해야 하는데 이에 한계가 있어 크고 사나운 동물일수록 개체 수가 증가하기 어렵다. 먹이사슬의 최상위 개체 수가 늘어나기 위해선 가장 하단에 위치한 식물의 수가 증가해야 하는데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에 영향을 받는다고 저자는 설명한다.(336쪽/1만8000원)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주광첸 지음, 이화진 옮김, 쌤앤파커스 펴냄)

중국 현대 미학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주광첸이 일본의 중국 침략이 노골화된 1932년 청년들을 위해 쓴 15통의 편지가 한 권에 담겼다. 그는 편지를 통해 복잡한 시대 상황에 갇혀 괴로워하는 청년들에게 진심을 담아 인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자는 당시 사회가 혼란스러웠던 것은 '심미적 세계에 대한 소양이 없는' 세속적인 사람들 때문이라며 미(美)를 통해 마음을 깨끗이 하고 삶을 아름답게 영위해야 하는 데 일조하기 위해 편지 썼다고 밝혔다.(280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