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여성농업인 "농촌지역 양성평등 개선돼야" 77%

-'농사일 어려워서''문화생활 취약' 이농 희망
-농식품부, 6월까지 '여성농업인 전담팀' 설치

(고성=뉴스1) 고재교 기자 = 14일 강원 고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군청 관계자가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업기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고성군 제공) 2019.3.1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과거 국내 농가의 영농형태는 대부분 논벼에 치중돼 있었다. 현장에서는 이앙기 등 농기계 작업이 많아 늘 남성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상황은 변했다. 영농형태가 채소·과수 등 원예작물로 옮겨 가면서 여성의 농업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대한민국 농업은 이제 여성농업인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역할·지위 등에 대한 여성농업인의 만족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 여성농업인 10명중 8명은 자신들의 지위가 여전히 남성농업인보다 낮다고 인식했다. 여성농업인에 대한 인식제고는 물론 전문 경영인 역량교육 등이 필요한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6일 발표한 '2018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농업인 보다 여성농업인의 지위가 낮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전체 81.1%,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지위를 경영주로 인식하는 비율은 38.4%에 그쳤다.

여성농업인 실태조사는 여성농업인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여성농어업인육성법에 의거해 매 5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년간 3개월 이상 농업에 종사한 만 18세이상 여성농업인 2049명(일반여성농업인 1534명, 귀농 여성농업인 267명, 농촌지역 다문화여성 248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양성평등에 대한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40대에서는 75~77%가 이같이 대답했다. 여성농업인의 지역사회 활동은 여성농업인 작목반, 영농조합법인 참여가 두드러 졌다.


여성농업인은 농산물 유통·판매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농업경영과 관련해 참여하고 있는 분야는 판로결정이 전체 57.6%를 차지했다. 농사기술 및 판매 정보 56.1%, 농작물 규모 및 종류 선정 41.7%를 각각 기록했다.

또 농외 소득활동 참여 희망분야는 △농산물 판매(41.6%) △농업임금노동(24.3%) △농산물 가공(23.2%) 순으로 조사됐다.
농촌을 떠나고 싶어하는 이들은 '농사일이 어려워서'(26.9%) '문화생활을 즐길 수가 없어서'(18.6%) '교육여건이 취약해서'(16.9%)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여성농업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정책사업으로는 △농번기 마을공동밥상(39.4%) △마을기업 및 농촌체험마을 기업(33.4%) △여성농업인 일손돕기 지원사업(32.5%) 등이 선정됐다.

농식품부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적극적인 여성농업인 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까지 여성농업인 전담팀(6명 규모)을 구성하고 △양성평등 농촌구현 △여성농업인 경영역량 강화 △여성농업인 정책 체감도 제고 △다문화 여성 정착지원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조재호 농촌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여성농업인의 양성평등에 관한 의식이 상당히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부처내 여성농업인 전담팀을 구성하게 되면 개선된 의식을 토대로 정책방향을 만들어 나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