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男 둘중 한명 '비만'…안걸어서?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배비만 과장은 요즘 살이 찌면서 걷는 게 힘들다. 가능하면 택시를 잡아탄다. 점심시간에 어쩔 수 없이 근처 식당을 갈 때면 고개를 푹 숙이고 터벅터벅 걸을 때가 많다. 이게 악순환이다. 활동량이 줄어드니 기초대사량도 줄고 매일 살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남자의 비만 유병률은 1998년 25.1%에서 지난해 42.8%로 크게 증가했다. 이 수치를 끌어올린 문제의 연령대는 30대와 40대로 지난해 비만 유병률이 각각 51.4%, 47.5%를 기록했다. 30, 40대 남자는 둘 중 한 명이 비만이라는 것이다.

남자의 비만유병률이 심각해진 건 식습관이 서구화되며 지방 섭취량이 증가한 탓도 있지만 움직이기 싫어해 에너지를 쓰지 않은 탓도 컸다.

남자의 에너지 섭취량은 1998년 2153kcal에서 지난해 2302kcal로 증가한 반면 걷기실천율(이하 걷기율)은 2005년 62.4%에서 지난해 40.5%로 뚝 떨어졌다. 문제의 30, 40대 남자의 경우 지난해 걷기율은 각각 38.7%, 36.3%로 전체 걷기율보다 낮았다. 걷기율이 가장 낮은 연령대는 50대(28.3%)로 70세 이상 여자의 걷기율(25.9%) 수준까지 떨어졌다.

걷기율은 최근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분율이다.

하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걷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2시간 30분 이상 또는 고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1시간 15분 이상 수행해야 한다는 것.

중강도는 심장 박동이 조금 빨라지거나 호흡이 약간 가쁜 상태로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배드민턴 연습, 내리막 등산, 수영연습 등이 있다. 고강도는 심장 박동이 많이 빨라지거나 호흡이 많이 가쁜 상태로 오르막 등산, 배드민턴 시합, 조깅·줄넘기, 인라인스케이트, 수영시합, 축구시합 등이 있다.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 매일 '빨리 걷기'를 22분씩 실천하는 것이다. 김원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걷기와 달리기는 체중 감량 특히 체지방 감량 효과가 있어 대사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만성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심폐지구력 향상과 삶에 활력을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