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음식배달앱 합병…우버이츠 쏙 빼고 세계1위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왼쪽), '그럽허브'(오른쪽) 로고/사진=각 사 홈페이지

유럽의 음식배달앱인 '저스트잇 테이크어웨이닷컴(Just Eat Takeaway·이하 저스트잇)'이 미국 2위 음식배달앱 '그럽허브(Grubhub)'를 73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합병키로 했다. 합병업체는 전세계 최대 규모의 음식배달 IT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됐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그럽허브는 이날 저스트잇과 합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저스트잇은 지난 2월부터 그럽허브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던 우버를 따돌렸다. 저스트잇은 영국 저스트잇과 네덜란드 테이크어웨이가 합병 음식 배달업체다. 올해 4월 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합병을 승인받았다. 여기에 추가로 그럽허브와 합병이 성사되면, 미국과 유럽시장을 아우르는 대형 음식배달업체가 탄생할 전망이다.

맷 멀로니 그럽허브 최고경영자(CEO)는 "지츠 그로엔 저스트잇 CEO가 합병 제안 관련 절차를 3주만에 처리하는 등 매우 신속하게 움직였다"고 밝혔다.

멀로니 CEO는 "보다 큰 회사인 저스트잇과 합병함으로써 재정건전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 실리콘밸리에서의 '결투'에서도 공격적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는 음식배달앱 우버이츠와 도어대시(Doordash)가 경쟁하고 있다.


멀로니 CEO는 "우버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한다면, 미국내 모든 시장에서 이를 위해 싸워야할 것"이라면서 "중국 외 지역에서 음식배달앱의 '1위 플랫폼'이 어디가 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라고 말했다.

멀로니 CEO는 저스트잇 이사회에 합류하고 합병 회사의 북미 사업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합병 계약에 따라, 그럽허브 주주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그럽허브 1주당 저스트잇 주식 75.15달러를 받게 된다. 그럽허브의 기업가치는 73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저스트잇 주주들은 합병회사의 약 70%를 지배하게 되며, 나머지 30%는 그럽허브 투자자들이 소유하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급증하는 음식배달 수요와 치열한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업계가 규모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번 거래가 성사됐다고 지적했다.

양사는 내년 1분기 중 합병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59.05달러로 마감한 그럽허브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7% 치솟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54억달러(약 6조4000억원), 저스트잇의 시총은 146억유로(약 19조8000억원)다.

이번 합병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버는 경쟁당국의 독과점 심사 때문에 그럽허브 인수에 적극적인 협상력을 보이지 못했다. CNBC는 당시 양사가 합병 비율 등에는 합의했지만 반독점 규제 압력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었고, 그럽허브가 규제 장벽을 헤쳐나가는 것을 우버가 어떻게 지원할지 등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