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마다 '강남역 워터파크'…대체 왜?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서울=뉴스1) = 서울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린 1일 서울 강남역 일대가 하수구 역류로 시민들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다. 2020.8.1 /사진제공=독자

(서울=뉴스1) = 서울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린 1일 서울 강남역 일대에 하수도가 넘치면서 흙탕물이 인도를 뒤덮고 있다. 2020.8.1 /사진 제공=독자

서울에 폭우가 쏟아지자 강남역이 또 침수됐다.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강남역이 침수됐다며 '집에 못 가겠다' '강남역에 워터파크가 개장했다' '물난리가 났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강남역에서는 오후 6시까지 하수도가 넘쳐 흙탕물이 인도를 뒤덮었다. 시민들은 발목까지 차오른 흙탕물을 헤치고 발길을 재촉했고, 하수가 역류해 맨홀 뚜껑 1개가 빠지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또 아주 익숙한 풍경이기도 했다.

강남역은 이제 '상습 침수 지역'…왜?

강남역은 앞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침수됐다. 강남역이 자주 침수되는 이유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낮은 지대'다. 강남역이 위치한 강남구 역삼동이 인근에 비해 지대가 낮기 때문이다.

서울시 또한 강남역이 매년 침수되자 5년 전 '강남역 주변 종합배수대책'을 내놓았는데, 이 때 강남역의 침수 이유로 '지형이 주변보다 낮은 항아리 지형'을 꼽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 외에 '강남대로 하수관로 설치 오류' '반포천 상류부 통수능력 부족' '삼성사옥 하수암거 시공 오류' 등이 강남역 침수가 발생하는 문제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서울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린 1일 서울 강남역 일대가 하수구 역류로 시민들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고 있다. 2020.8.1 /사진제공=독자

서울시 '강남역 주변 종합배수대책', 아직도 진행중

서울시가 조사한 네 가지 침수 이유는 '낮은 지대'를 제외하고는 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 3월 강남역 일대 및 침수취약지역에 대한 종합배수대책을 발표하고 침수대응 능력을 오는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인 3대 긴급대책으로 △강남역 인근 역경사관로 흐름개선(고지대 역삼동~강남역 하수관로에 분리벽 설치해 빗물 분산) △용허리 빗물 저류조 유입관로 추가 신설(저지대 아파트 빗물 처리 범위 확대) △고지대 빗물유입시설 확충을 꼽았다.

서울시는 2016년 10월 역 일대 하수정비 작업을 시행했고, 2018년 6월에는 71m 길이의 하수관을 완공했다. 시의 종합배수개선대책 사업은 2021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반포천 유역분리 터널공사를 시행하는 등 아직도 진행중이다.

당초 서울시 대책의 장기목표는 30년 빈도로 찾아오는 시간당 95㎜ 강우에 대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날 30~40㎜ 가량 쏟아진 비로 강남역이 침수되며 아직도 갈 길이 멀단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강남역에는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2일 현재 11번출구 인근에 하수 역류를 막기 위한 모래주머니 등이 설치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