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지아서 먼저 웃었다...트럼프 대선뒤집기 역풍?

조지아주 상원의원 민주당 후보 라파엘 워녹/사진=AFP

5일(현지시간) 상원 2석을 두고 치러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에서 민주당이 먼저 1석을 확보했다. 남은 1석도 민주당 후보가 역전해 앞서는 상태다. 이대로 개표가 끝나면 민주당은 백악관과 하원에 이어 상원까지 장악하게 된다. 대선 후 끈질기게 이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뒤집기 시도가 역풍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의 승리가 확정적이다. 98% 개표가 완료된 상황에서 워녹 후보는 공화당 켈리 뢰플러 상원의원과의 치열한 접전 끝에 50.6%를 득표했다. 약 5만표가량 앞서 뒤집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워녹 후보는 애틀랜타 자택에서 찍은 영상을 통해 "조지아의 모든 이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상원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조지아주에서 흑인이 상원의원이 된 건 워녹 후보가 처음이다. 미국 남부에 있는 조지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우세지역이었으나 인구변화와 함께 최근엔 경합주로 분류돼왔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대신 조 바이든 후보를 밀어줬다.

한편 나머지 1석을 둔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과 민주당 존 오소프 후보 간 경쟁에서도 오소프 후보가 역전에 성공해 앞서나가고 있다. 오소프 후보의 득표율은 50.15%이고 약 1만3000표가량 우위다.

조지아주 개표 현황/사진=뉴욕타임스 웹사이트

만일 이대로 개표가 끝나면 민주당은 상원에서 50석을 차지해 공화당과 동석을 나눠갖게 된다. 주요 입법에서 당파별로 의견이 엇갈릴 경우 상원의장 역할을 겸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캐스팅보트를 쥔다. 이미 백악관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상원에서도 정책을 추진할 때 훨씬 유리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만일 퍼듀 의원이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다면 공화당이 상원에서 51석을 차지해 다수당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이 경우 민주당의 정책 추진과 바이든 행정부 인사 비준에서 공화당은 강한 견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2석을 모두 빼앗긴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선거 전략가들은 선거가 사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주장이 공화당 유권자들의 투표 의욕을 꺾을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애틀랜타의 빌 크레인 정치 애널리스트는 "대통령이 정상인 일반적인 선거였다면 공화당이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그렇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조지아주 결선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국무장관에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추가 표를 찾아내라며 압박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나오면서 공화당 안팎으로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