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벌금만 5조원 낼수도"…경총,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비판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지난 10일 입법예고된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에 대해 과도한 과징금으로 관련 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한다는 입장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총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행위와 전혀 관계없는 분야까지 포함한 기업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개정안에는 각종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을 위반행위와 관련한 매출액의 3% 이하에서 '전체 매출액'의 3% 이하로 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총은 개인정보 데이터 사업 비중이 100%인 연매출 1000억원 IT기업 A가 비중이 2%인 연매출 5조원 제조 기업 B보다 개인정보 활용 사업 매출이 같아도 과징금은 50배 적게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을 내면 위반행위에 비해 벌금 액수가 과도해질 수 있다고도 비판했다. 다른 법률의 과징금 규정과도 형평성에 어긋나며 개인정보처리자의 재산권까지 과도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에 현 시행령 기준을 적용하면, 삼성전자의 경우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일반 위반행위'에 대해서도 과징금 기준액이 2조4353억원에 달하며 최대 4조8707억원까지 부과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경영자총협회

경총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사업 진출을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개인정보 활용 부담을 가중시켜 데이터 기반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도 "위반행위와 무관한 분야까지 포함해 과징금 상한을 규정하는 것은 산업 전반에서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큰 제약요인이 될 것"이라며 "현행법상 위반행위와 관련한 매출액 기준의 과징금 상한 내에서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