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의 주범? 글쎄…" 과세 앞둔 CFD 놓고 증권가 '갑론을박'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증시 변동성을 두고 CFD(차액결제거래)가 화제다. CFD가 증시 변동성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적잖은데 일각에선 영향을 줄 만큼 거래 규모가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음달부터 CFD에 대한 과세가 이뤄지는 것도 논란을 키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CFD(차액결제거래)를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 추가하고 이를 통해 생긴 양도차익에 10%를 과세한다.


CFD는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의 차액만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일종의 TRS(총수익스와프) 거래로 볼 수 있다. 개인이 일부 증거금(10~40%)을 맡기면 증권사가 이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을 산다. 매매에 따른 수익은 투자자가 가져가고 증권사는 중개 수수료와 이자를 받는 구조다. 높은 레버리지 비율로 인해 CFD는 현재 전문투자자만 가능하다.

그간 CFD는 매매에 따른 이익과 손실은 투자자에게 귀속되지만 주식 소유권은 증권회사에 있어 양도세 납부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2019년 말 대주주 요건 강화(15억원→10억원)를 앞두고 주목을 받으며 고액자산가의 '조세 회피처'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재부는 과세형평을 이유로 타 파생상품 양도차액과 동일하게 10% 세율로 과세할 방침이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CFD 거래가 최근 증시 변동성의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CFD 과세를 피하기 위한 매도 거래가 변동성을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CFD 거래의 주요 창구로 활용되는 외국계 상위 5개 증권사(UBS·JP모건·CS·메릴린치·모건스탠리)의 거래추이는 지난 1월 12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달에는 100조원에 소폭 못 미쳤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CFD 거래는 일반 기관자금과는 다르게 한 종목에 집중될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펀드 자금 1조원은 여러 종목에 나눠들어가기 때문에 종목별 영향은 분산되지만 CFD 거래는 50억원어치 매매여도 한 종목에 몰리면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 1월에만 대형주 가운데 5% 이상 등락을 동반해 시총 1조원 이상 변화가 나타난 경우가 74건 나타났다. 이는 코스피가 1400선까지 급락했던 지난해 3월(8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다만 관련 통계가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상황이라 증시 변동성의 원인을 CFD라고 말하기는 섣부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내 7개 증권회사가 중개한 CFD거래를 통해 결제된 주식 규모(잔액 기준)는 1조5662억원으로, 2019년 말(1조2712억원)보다 2950억원(23.2%)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마저도 일부 시점별 통계일 뿐, 시계열 데이터는 아니다"라며 "증권사별로 직접 문의해서 합산하는 방법밖에 없어 접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증시 변동성을 초래할 만큼 거래 규모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종목 전체의 CFD 일 평균 거래금액이 800억원 내외로 추산된다"며 "예외적으로 소형주에 한해 CFD 대량 매도거래가 일어난다면 해당 종목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대형주나 증시 변동성을 가져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초에 금융당국 등에서 시계열 데이터를 취합하지 않는 점도 그만큼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레버리지 투자자의 경우 10% 세금은 충분히 감내한다고 판단하는 경우도 많아 세금 회피성 매도거래가 많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