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서 계속 새는 "테이퍼링"…다음달 회의 때 '깜빡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는 것) 논의를 시사하는 발언이 연달아 나오고 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가운데, 연준이 긴축 신호를 보낼지 시장이 촉을 세우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은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연준이 테이퍼링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의 경제와 고용, 인플레이션 상황이 기대와 부합한다면, 특히 기대보다 좋게 나온다면 다가오는 회의에서 연준이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절하려는 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4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처음으로 테이퍼링을 언급한 이후 주요 인사의 발언에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아직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끊어내던 모습에서 "조만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톤이 조금 바뀌었다.

외신은 연준에서 2인자로 꼽히는 그동안 큰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퀄스까지 테이퍼링에 대해 말했다는 점에서 이미 통화 정책 변화를 예고하는 흐름이 연준에서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하루 전에는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도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때가 오면 우리는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다만 연준은 테이퍼링에 대해 얘기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금리 인상이라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채권 등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이는 게 먼저고 금리 조정은 나중이라는 뜻이다.

매리 댈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전날 CNBC방송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새로운 정책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논란을 불러온 퀄스 부의장 역시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선 "아직 멀었다"며 "통화 정책은 오랫동안 완화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 가운데 JP모건은 연준이 연내 테이퍼링을 발표해 내년 초부터 실질적인 긴축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리 크레이그 JP모건 국제시장전략가는 이날 CNBC방송에 "결국 내후년엔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시장이 예상하는 시점만큼 이르진 않지만 이는 연준이 말하고 있는 시점보단 약간 앞당겨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 운용사 핌코의 티파니 와일딩 이코노미스트 또한 다음달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시장에 테이퍼링 신호를 보낼 수 있으며 실제 테이퍼링은 올해 12월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비슷하게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