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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 "대인관계가 대안관계로 바뀌는 시대"

[인터뷰]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발간 10주년…“기술은 중립적인데, 인간관계 건강성 더 악화”

저자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입력 : 2017.10.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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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김난도 교수. /사진=김고금평 기자
2007년 돼지띠 해를 기념해 ‘우연히’ 내놓은 ‘트렌드 코리아’는 재미까지 곁들여 ‘골든 피그’(GOLDEN PIGS)라는 부제 하에 영어 알파벳 앞 10글자를 따 현재 트렌드를 10개 키워드로 들여다봤다. 당시 트렌드는 ‘글로벌’(Global, 소비의 세계화), ‘오픈 투 퍼블릭’(Open to Public, 과시의 시대) 등이었다.

한 해로 마칠 줄 알았던 ‘재미삼은 우연’이 ‘고통의 필연’으로 계속될 줄은 저자 김난도(서울대 소비자학) 교수도 몰랐다. 해마다 바쁘게 바뀌는 트렌드만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10주년을 맞았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전망을 10년간 다루며 12간지까지 돌자, 그에겐 ‘트렌드 박사’라는 별칭이 붙었다. 김 교수는 10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학교에서 기업까지 이 책을 참고용으로 들고 다닐 때 가장 흐뭇했다”며 “트렌드를 외치지만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2년 된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비 트렌디’한 사람”이라고 웃었다.

2008년 쥐띠 해엔 ‘미키 마우스’(MICKEY MOUSE)로, 2015년 양띠 해엔 ‘카운트 십’(COUNT SHEEP) 등 해마다 동물 표제어로 한국 사회를 관망하는 소비 패턴을 분석했다. ‘장사하려면 그의 책을 보라’는 말도 업계에선 심심찮게 나돌았다.

그간 그가 적어놓고도 가장 놀란 트렌드 패턴은 ‘욜로’(YOLO,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는 소비태도)였다. 그는 “지난해 이 책에 언급한 ‘욜로’가 6개월도 채 안 돼 한국 사회의 가장 큰 소비 화두가 돼 깜짝 놀랐다”고 했다. 너무 급하게 내다본 키워드는 ‘옴니 채널’. 외국에선 하이테크 시대에 부각된 화두였지만, 한국 사회에선 여전히 낯선 단어로 트렌드 전쟁에서 밀려났다.

지난 1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 사회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 김 교수는 &quot;희망의 상실과 사회적 갈등으로 트렌드 키워드는 점점 '개인화'쪽으로 집중하고 있다&quot;며 &quot;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인간관계의 건강성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quot;고 말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지난 1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한국 사회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해 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 김 교수는 "희망의 상실과 사회적 갈등으로 트렌드 키워드는 점점 '개인화'쪽으로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는데, 인간관계의 건강성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김 교수는 지난 10년간 자신의 책에서 트렌드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121개이고 그 안에서, 소위 ‘트렌드의 트렌드’를 분석한 메가트렌드 키워드는 9개라고 소개했다. 그러니까, 올해까지 소비자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소비 트렌드는 △과시에서 가치로 △소유에서 경험으로 △지금 이 순간 △신뢰를 찾아서 등의 주제로 모아졌다는 얘기다. 이를 통해 올해 10대 트렌드 상품도 꼽았는데, 리뉴얼과자, 무선청소기, 인터넷 전문은행, 인형뽑기, 택시운전자 등이 그것이다.

내년 개띠 해에 준비한 트렌드 주제는 ‘왝더독’(Wag the Dogs)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에는 사회적 약자의 약진이라는 숨은 뜻이 담겨있다.

“사은품이 본 상품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카드뉴스가 TV 뉴스보다 더 각광받는 시대가 될 거예요. 특히 귀하게 자란 세대들이 일과 삶에서 방해받지 않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워라밸’(Work-and-life balance)의 부상이 눈에 띌 것 같아요.”

시선을 끄는 변화 중 하나는 대인관계를 ‘대안관계’로 보는 시각이다. 관계 욕망이 가성비적 재편으로 인간관계가 기능화한다는 것인데. 김 교수는 “지금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들처럼 깊은 인간관계 경험이 없기 때문에 ‘카톡’이나 ‘페북’을 통해 그들의 세계를 구현한다”며 “개인화한 매체의 영향으로 갈수록 그들의 관계는 얕고 넓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그 해 동물 띠로 표제어를 만들어 트렌드를 설명해 온 김난도 교수. 그렇게 만든 '트렌드 코리아'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사진=김고금평 기자<br />
2007년부터 그 해 동물 띠로 표제어를 만들어 트렌드를 설명해 온 김난도 교수. 그렇게 만든 '트렌드 코리아'가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10년간 분석에서 그가 찾은 미완성의 결론은 (소비·경제적 관점에서)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전제가 무너진 것’이다. “기술은 갈수록 발전하는데, (인간) 관계의 건강성은 나날이 악화하잖아요. 그 첫 번째가 희망이 상실됐기 때문이고, 두 번째가 뿌리 깊은 사회적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내년 첫 번째 키워드로 부상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그런 면에서 사회적 약자의 행복을 작게나마 더듬는 위로의 소비가 될 수 있을까. 갓 구운 빵을 손을 찢어서 먹는 것, 돌돌 말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의 행복을 전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일상에서 얻는 즐거움은 내년 소비의 가장 큰 트렌드가 될지 모를 일이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김 교수가 어둡고 불안한 한국 사회를 향해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인 듯했다.

김고금평
김고금평 danny@mt.co.kr twitter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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