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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증세' 피하려다 소득세 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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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우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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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16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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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증세, 대한민국의 숙제 ②-소득세, 세율은 성역인가]"고소득층 과표구간 세분화, 세율 높여야"

[편집자주] 세법개정안의 후폭풍에도 불구,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의지는 확고하다. 문제는 지속가능성. 증세 논란은 시작에 불과하다. 소득세, 법인세, 재산세, 소비세 등 4대 항목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돈이 부족할때마다 홍역을 치를 수밖에 없다. 미래의 복지를 위한 건설적 증세 논의 가능성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글싣는 순서> 1 총론: '증세없는 복지'의 사회적 비용 2 소득세, 세율은 성역인가 3 기업, 돈 많이 벌어 법인세 더 내게 4 재산세, 조세 저항 더 무섭다 5 소비세, 세수 최후의 보루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부의 세법개정으로 연 소득 6000만~7000만원 근로자는 세금이 종전 대비 최소 2만~3만원 늘어난다. 소득이 1억원 이상이면 100만원 이상 늘어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11조원을 더 걷는다. 내는 쪽은 증세라는데 걷는 쪽은 아니라고 한다. 올 세법개정안의 골자인 소득세제 개편, 그 중에서도 소득공제율 조정을 바라보는 시각차는 크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으로 소득공제 일부를 세액공제로 전환했다. 근로소득공제율도 조정했다. 환급액을 줄여 세수를 늘렸으니 '증세 없는 복지'라는 지침에 맞는 묘수인 셈이다.

소득공제율 조정은 세금의 재분배기능 강화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건너야 할 강이다. 우리나라의 소득공제율은 2011년 기준 36.1%에 달한다. 소득의 3분의 1에 세금을 물리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소득공제 혜택이 고소득자에 몰린다는 점이다. 소득세는 전체 소득에서 공제액을 빼고 세금을 계산한다. 많이 벌면 공제액도 커 소득세 과세기준 자체가 줄어든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면 고소득자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세액공제 전환은 재분배 측면에서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제개편의 뚜껑을 열고 보니 고소득층 뿐 아니라 전방위로 세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과표구간 이동이 일어나는데다 워낙 공제조건이 복잡한 탓이다.

소득세율은 연봉 1200만~4600만원까지 15%, 4600만~8800만원까지는 24%다. 6000만원을 벌고 1500만원을 공제받는 직장인이라면 4500만원을 기준으로 소득세를 낸다. 그런데 세액공제로 전환되면 기준이 6000만원이 된다. 갑자기 세율이 15%에서 24%로 뛴다. 1200만원 기준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줄었고 자녀공제도 없어졌다.

반발이 일자 정부는 공제한도를 수정하고 연소득 5500만원까지는 세액을 동결시키겠다고 밝혔지만 "거위로부터 고통 없이 깃털을 뽑겠다"는 의도를 읽힌 뒤였다.

월급쟁이들의 불만은 1년에 몇만원 세금을 더내는데 있는게 아니라 담세능력에 따른 과세, 즉 고소득자들에게 세율을 올리고 세금도 많이 걷는 과세원칙이 세제개편에서 실종된데 있다.

전문가들은 기왕 매를 맞은 김에 솔직하게 증세의 불가피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성역처럼 남겨둔 소득세 과표구간을 조정하고 최고세율도 인상하는 대대적인 개편으로 '부자증세' 기조를 적용해야만 보편적 증세가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고소득층의 소득세 부담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다. 작년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 세율은 41.8%(부가세 제외시 38%)다. 영국(50%), 독일(47.5%), 프랑스(45.8%), 스웨덴(56.5%), 덴마크(59.6%), 일본(50%) 등 선진국들은 50% 안팎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서민 중산층의 소득세 부담이 커진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다시 자잘한 비과세나 소득공제 항목이 점점 늘어난다. 이는 다시 소득세입 감소로 연결된다. 세수감소의 악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 우리 소득세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비중은 2010년 기준 3.6%로 OECD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영국(10.0%), 독일(8.8%)은 물론 OECD 평균(8.4%)이나 일본(5.1%)을 하회한다. 총 조세 대비 소득세 비중도 14.3%로 미국(32.8%), 영국(28.8%), 독일(24.5%)에 비해 크게 낮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현재 35%의 세율이 적용되는 8800만~3억원 구간을 1억5000만~3억원, 혹은 1억8000만~3억원으로 세분화해 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억5000만원 초과 구간에는 꽤 많은 과세대상이 있는 만큼 세입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3억원 초과(38%) 영역 역시 과세대상은 많지 않지만 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세무학) 역시 "소득세법의 기본적인 방향이 소득재분배와 양극화해소인 만큼 상위세율구간을 하나 더 만들고 최고세율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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