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태창파로스 유상증자, 연기 vs 철회?

태창파로스가 인수·합병(M&A) 계약 내용을 허위공시한 사실로 인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앞으로 예정된 유상증자의 진행 여부에 따라 또다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돼 관리종목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창파로스는 '공시불이행'의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태창파로스가 지난 6월 중순 코오롱관광과 맺었던 M&A 계약에서 공시 내용과 다른 계약이 있었음에도 제때 공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김서기 태창파로스 (25원 ▼3 -10.7%) 회장은 코오롱관광측에 태창파로스 주식 100만 주와 경영권을 65억 원을 받고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총 매각대금의 10%인 계약금 6억 5000만 원을 코오롱관광으로부터 받았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실제 김 회장은 현금 6억 5000만 원이 아닌 태창파로스 주식 100만 주를 받았다. 이에 대한 공시를 지연한 것이다.

이번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으로 태창파로스는 거래소로부터 9점의 벌점을 부과받았다. 총 누적벌점은 11점으로 관리종목 지정까지 4점의 벌점이 남았다.

오는 27일 코오롱관광이 태창파로스 인수를 위해 김 회장에게 지급해야 할 잔금 25억 원을 제때 납입하지 않는다면 김 회장이 선택할 경우의 수는 두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M&A계약 해지와 잔금납입일인 임시주주총회 연기다. 지금까지 태창파로스는 임시주총 연기를 통해 잔금 납입일을 미뤄왔다. M&A계약이 해지 되더라도 코오롱관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터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에 따른 벌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태창파로스의 '현재진행형' 유상증자다. 이 회사는 올초 48억 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을 한 후 지금껏 증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정정보고서(유상증자결정 주요사항보고서)만 총 12번 제출했다.

당초 태창파로스는 케이제이에스라는 업체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케이제이에스는 미국 소재 사모투자전문회사(PE)인 램버트(Lambert PE)가 지정한 곳이라며 작년말 미국 캘리포니아 소재 램버트 PE와 3000만 달러 투자약정을 맺었다고 태창파로스는 밝혔다.

태창파로스는 코오롱관광과 M&A계약을 맺은 6월14일 바로 전날까지도 케이제이에스에서 투자받을 것이라고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냈다. 하지만 코오롱관광과 M&A계약을 체결한 이후 다시 정정공시를 제출하며 코오롱관광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를 변경했다.

증자 자금 사용목적도 정정공시를 제출하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건설공사에 필요한 재원에서 신규사업 추진로 바뀌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사업을 추진하던 자회사 '코미'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27일 태창파로스의 임시주총이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유상증자 납입일도 연기될 임시주총에 맞춰 다시 유상증자 관련 정정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태창파로스의 유상증자는 제3자배정으로 사모인 탓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거래소에 주요사항보고서만 제출하면 되는 까닭에 3자배정 대상자만 있다면 이론상 무한대로 정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오롱관광이 발을 빼면 누구도 선뜻 태창파로스에 투자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은 2007년 우회상장 이후 2011년을 제외하곤 지속으로 적자인데다 프랜차이즈 사업도 경쟁사가 난립해 성장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상증자를 철회하더라도 벌점에 대한 부분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사모 유상증자의 경우 철회가 되면 공시번복이 되지만 누구의 잘못으로 공시번복이 됐는지에 대해 공시위원회에서 따지게 된다"며 "귀책사유에 따라 벌점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