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펀드, 현대차 대신 우선주 탑승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배당수익을 노리고 종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수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잘 나가는 배당주 펀드는 어떤 종목을 담고 있을까.

주로 배당성향이 꾸준하고 시가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과 보통주 대비 더 많은 배당금을 기대할 수 있는 대형 우선주가 배당주 펀드가 선호하는 종목들이다.

자료: KDB대우증권, 9월 23일 컨센서스 기준

◇현대차 말고 현대차 2우B, "사랑해요~ 우선주"= 수탁고 1조1000억원대로 배당주펀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의외로 삼성전자가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달한다(이하 6월 30일 기준). 다른 배당주펀드들도 삼성전자 비중이 큰 것은 마찬가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현금배당성향이 6.93%로 전통적인 관점에서 배당주라고 보기는 어렵다. 현금배당수익률도 보통주는 0.54%, 우선주 역시 0.95%에 불과하다. 올해 중간배당도 주당 500원에 그쳤다.

하지만 주당 현금배당금이 2011년 5500원에서 2012년에는 8000원으로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점진적으로 배당을 늘려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은 만큼 삼성전자를 빼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지난 6월 스마트폰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는 밸류에이션도 낮아졌다.

이 밖에 보통주보다 배당금을 더 많이 주는 대형주 우선주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차2우B와 현대차우를 각각 394억원, 258억원치씩 담고 있는 것. 지난해 현대차의 배당수익률은 0.9%였지만 우선주는 2.8%, 2우B는 2.6%였고 3우B는 3.4%에 달했다.

◇시세차익+고배당, 두 날개 단 통신株=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9,910원 ▼20 -0.20%) 등 통신주도 배당주펀드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 종목이다. 지난해 SK텔레콤과 KT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6.2%와 5.2%에 달했다. 특히,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은 최근 1년간 주가도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꼬박꼬박 수입금을 분배하는 인프라펀드 중 맥쿼리인프라 (12,780원 ▲20 +0.16%)도 배당주펀드의 사랑을 받는 종목이다. 맥쿼리인프라는 매 반기마다 주가 대비 3%대의 수입금을 분배, 연간 7%대의 수입이 지급된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는 맥쿼리인프라를 247억원치나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SDI, LG화학, LG전자 등의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고 주가 대비 3.8%대의 배당을 지급해온 KT&G, 신도리코도 편입비중이 높다.

신영프라임배당적립식은 건물 관리 및 투자업체인 C&S자산관리 (714원 ▲64 +9.8%)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현금배당 수익률이 10.45%에 달했고 지난해에도 8.0%로 높은 편이었다. 같은 기간 주당 배당금은 300원에서 370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금융·카지노·정유株 변치 않는 배당본능= 금융주도 배당주 펀드가 선호하는 종목이다. KB퇴직연금배당펀드는 우리파이낸셜 (30,150원 ▲350 +1.2%) 편입 비중이 3.21%에 달한다. 우리파이낸셜은 2011 회계연도 배당수익률이 6.4%에 달했던 고배당주. 2012 회계연도에는 배당을 줄여 3.4%에 그쳤으나 여전히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준이다.

삼성배당주장기펀드도 기업은행과 삼성화재 등 안정적인 금융주를 담았다. 이들 종목은 각각 최근 회계연도에 3.3%, 4.4%의 시가배당률을 보였다. 카지노주 및 정유주도 고배당 단골 종목이다. 강원랜드 (15,250원 ▲130 +0.86%)와 S-OiL은 각각 2.5%, 4.33%의 배당수익률을 안겨줬다.

이 밖에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골프존, 서흥캅셀 등의 내수주들이 배당주펀드에 공통으로 담겨있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부 금융주는 3월 결산법인에서 12월 결산법인으로 바뀌며 배당여력이 줄었고 M&A 자금 수요로 배당축소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쉘석유 (297,500원 ▲5,000 +1.71%), KT, SK텔레콤, KT&G, 율촌화학, 한양증권, 신영증권 등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유지하는 종목에 주목하라"고 주문했다.

배당주 종목선별이 부담스럽다면 배당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ARIRANG배당주는 8월 말 이후 강세를 보이며 2주일 새 8.15% 상승했다. KOSEF고배당도 같은 기간 4.65%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