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 매수 소형주 5인방의 매력

국민연금이 공시의무인 '10%룰' 완화 한 달 만에 28개 종목의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주로 코스피 대형주를 쓸어담으며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추구했지만 실적과 저평가 매력을 겸비한 소형주 5개도 함께 매수하며 지분율을 10% 위로 끌어올렸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달 '10%룰' 완화 이후 총 28개 종목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의 지분율 10%를 넘어섰다고 공시했다. 이 중 71%인 20개는 코스피200 편입 종목이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기금인 만큼 대형주 투자를 통해 안정성을 추구한 것으로 분석된다.


'10%룰'은 개별종목의 지분율이 10%가 넘으면 단 1주를 매매하더라도 5일내에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하는 규정이다. 하지만 지난달 '10%룰'이 완화됨에 따라 지분율 10%가 넘는 종목에 대한 공시는 다가오는 분기 첫째 달(4월, 7월, 10월, 1월)로 미뤄졌다.




국민연금 지분율이 10%가 넘는 종목 중 KH바텍 (15,500원 ▼490 -3.06%)은 유일한 코스닥 종목으로 눈길을 끈다. KH바텍은 알리안츠운용도 14.72%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기관투자자들의 신뢰가 두텁다.

KH바텍은 스마트폰 금속부품 공급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IT(정보기술) 업체다. 소형 금속기술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 노키아, 모토롤라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로 거래를 다변화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금속케이스 탑재를 추진하고 있는데 이 경우 KH바텍과 대만 캐처(Catcher)에서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금속케이스를 탑재하면 삼성전자를 모방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금속케이스 장착도 본격화될 수 있어 호재"라고 말했다.

KH바텍을 제외한 국민연금 '10% 쇼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27개 코스피 종목 중에서는 유니퀘스트 (6,810원 ▼100 -1.45%)(10.47%), 이수페타시스 (49,300원 ▼1,500 -2.95%)(11.19%), 애경유화 (12,890원 ▼380 -2.86%)(10.34%), 한솔CSN (2,425원 ▲90 +3.85%)(10.24%) 등이 소형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 4개 종목은 코스피 시장에서 시가총액 300위 미만으로 한국거래소가 소형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 내외다. 코스피 종목의 PER이 일반적으로 10배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 이같은 매력에 이들 종목은 알리안츠운용(유니퀘스트 9.63%, 한솔CSN 15.16%)·트러스톤운용(이수페타시스 6.58%)·한화운용(애경유화 7.76%) 등도 대거 보유하고 있는 중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들의 매수가 공통으로 몰리며 이들 종목의 지분율이 10%를 넘어섰을 확률이 높다"며 "국민연금 지분율이 10%를 넘는 소형주들은 위탁사들 사이에서 평가가 일관되게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동양기전 (5,660원 ▼70 -1.22%)(11.62%)이다. 그 뒤를 만도 (34,550원 ▲250 +0.73%)(11.58%),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11.39%), 제일모직 (0원 %)(11.16%), 이수페타시스, SKC (101,300원 ▼9,400 -8.49%)(11.00%) 등이 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도와 관련, "지난 4월 만도가 일방적으로 부실계열사인 한라건설 지원을 결정하는 등 껄끄러운 일이 있었음에도 수익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매수한 듯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