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메모리 이어 시스템이 효자노릇 '톡톡'

주성엔지니어링 (32,750원 ▼600 -1.80%), 테크윙 (37,200원 ▲250 +0.68%), 원익IPS (3,520원 ▼90 -2.49%) 등 반도체 장비기업들이 최근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잇달아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 업체들은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장규모가 3배 정도 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진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시스템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증착장비를 국내외 반도체 대기업들로부터 잇달아 수주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이달 유럽 NXP반도체(옛 필립스 반도체사업부)에 30억원 상당에 시스템반도체 공정용 금속유기증착장비(MO CVD)를 공급키로 계약했다. 지난달 말에는 SK하이닉스로부터 시스템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공간분할화학증착장비(SDP CVD)를 34억원에 수주했다.

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 들어 다른 장비 제품군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반도체장비 수주량 증가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강화하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누적매출액이 전년 동기(954억원)보다 7.0% 늘어난 1021억원이었으며, 누적영업이익은 44억원으로 전년 동기 67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 회사의 3분기 누적실적 가운데 반도체장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8%였다.


테크윙은 해외 반도체 후공정 업체 A사에 시스템반도체 핸들러를 최근 공급하기 시작했다. 핸들러는 모든 반도체 공정을 마치고 최종 단계에서 검사한 제품을 양품과 불량품으로 분류하는 기능을 한다.

테크윙은 2011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핸들러 분야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 시스템반도체 핸들러를 신수종사업으로 정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시스템반도체 핸들러에서 40억원 가량 매출을 올리며 이 분야에 진출한 원년이라면, 내년에는 시스템반도체 장비 매출액이 전체 20% 안팎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익IPS 역시 세계 2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에 최근 164억원 상당의 시스템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본격 진입했다. 당시 공급한 장비는 시스템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재료를 원판(웨이퍼) 위에 얇게 입히는 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PE CVD)였다.

반도체 장비기업들 사이에서 향후에도 시스템반도체 장비분야에 진출하거나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외에서 시스템반도체 설비투자를 강화하는 움직임에 따라 장비기업들이 관련 분야에 진입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전 세계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메모리반도체(687억달러)보다 3배 정도 큰 1958억달러에 달했다.

테크윙이 생산하는 시스템반도체 전용 핸들러 / 출처=테크윙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