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앤앰 노사 '고용승계' 잠정합의…고공농성 중단(종합)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윤수희 기자 =

씨앤앰 해고 노동자 강성덕·임정균씨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옆 광고판에서 고공농성 중이다. 2014.12.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노동자 해고에 반발해 시작된 고공농성 사태가 해를 넘기지 않고 50일만에 극적인 해결을 맞게 됐다.

30일 씨앤앰, 노조 등에 따르면 씨앤앰은 신설법인을 통해 해고 노동자 109명 중 이직·전직 인원을 제외한 83명 전원을 재고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구내망 유지보수 업무를 하게 된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었던 계약해지, 폐업 등 상황과 관련해 매각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매각시까지 협력업체와의 업무위탁계약을 종료하지 않기로 하는 조합원 고용안정 보장 합의도 이뤄졌다.

씨앤앰 등에 따르면 불가피하게 협력업체 폐업 및 계약해지시 신규업체가 조합원을 우선 고용하고 원청은 고용승계촉진 정책을 통해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씨앤앰은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해 인건비, 합리적인 수준의 운영비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수수료를 책정하기로 했다.


또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케비지부), 씨앤앰 정규직 노조 등 관계 노사의 임금단체협약과 관련해 내부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협상에 임하기로 했다.

케비지부는 노동조합 설립 이후 첫 단체협약을 통해 조합활동 보장과 적정 업무, 고용안정 등 부칙에 이르기까지 총 89개 조항에 대해 잠정합의했다.

신규법인의 업무지역과 업무내용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다.

씨앤앰은 근로자 83명의 근무지역과 주거지 등을 배려해 동두천과 일산, 마포 등 3곳에 거점영업소를 두고 영업상황, 업무소요 등을 고려해 추가 거점영업소 설치를 논의하기로 했다.

씨앤앰과 노조는 신규법인의 조기 정착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고 신규법인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특히 씨앤앰과 노조는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원·하청 공생협력을 위한 공동위원회를 내년 1월 중 구성해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이종탁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옆 씨앤앰 농성장 앞에서 씨앤앰 해고자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4.12.30/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김진규 씨앤앰지부 지부장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내일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최종 확정은 아니다"라며 "합의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고공농성 중인 노동자 2명도 내려오게 된다"고 말했다.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 총파업에 나선 씨앤앰 조합원 350여명과 케비지부 조합원 500여명은 31일 오후 3시30분부터 MBK농성장에서 승리보고 대회를 한 뒤 농성을 해제할 계획이다.

씨앤앰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쯤 노사는 한 자리에 모여 조인식을 하고 이같은 합의안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조합원 투표를 거치지 않은 점을 들어 "씨앤앰과 협력업체 사장단, 노조 등이 모이는 3자협의체 성격"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씨앤앰과 협력업체 사장단, 노조 등은 3자협의체를 구성해 지난달 28일부터 교섭을 진행해왔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로 지난 5일부터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다.

씨앤앰은 "이번 합의를 토대로 앞으로 노사 상생의 협력관계를 새로 다지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 씨앤앰이 협력업체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신규 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해 협력업체 직원 109명이 해고됐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7월부터 해고자 원직 복직,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지난달 12일부터는 강모(35)씨 등 전현직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중구 프레스센터 옆 20m 높이 광고판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또 씨앤앰 노동자 20명은 노동자 109명 해고에 항의하며 지난 22일부터 무기한 집단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