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MT 시평] 불안한 어른들의 사회

머니투데이
  • 손동영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15.09.25 03:42
  • 글자크기조절
  • 댓글···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아픈 청춘···5포 넘어 ‘n포 세대’ 좌절." 최근 한 신문기사 제목이다. 게다가 한국 어린이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6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늘의 구름만 봐도 신기하고 즐거울 어린이들이 왜 불행한 걸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할 젊은 세대가 미리 좌절하고 포기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정부는 2019년까지 어린이 행복도를 OECD 평균까지 끌어올리는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청년일자리 증가를 위해 임금피크제를 포함한 노동시장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예산을 투입하고 무언가를 한다지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인지 도통 알 길이 없다. 어린이와 청년층이 행복할 수 없도록 만드는 근본 원인에 대한 치열한 성찰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불행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과도한 학습경쟁일 테고 청년층의 가장 큰 장애물은 일자리 문제일 것이다. 그렇다면 과도한 학습은 누가 강요하는 것일까. 팔팔한 청춘이 일자리를 구하기가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물음표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마주치는 사람들은 바로 기성세대다. 자녀에게 과도한 교육을 시키고 젊은이들에게 외국어 실력, 업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을 만큼의 준비된 실무감각, 창의력과 더불어 불굴의 도전정신까지 요구하는 누군가의 어머니와 아버지들. 그들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 “가르쳐주실 수 있잖아요. 기회를 주실 수 있잖아요.”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가 던진 질문이 기다려주지 않는 어른들의 세상에서 공허하게 메아리친다.

기성세대가 문제의 근원이라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그 너머에 그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불안에 주목해야만 한다. 점차 늙어가는 자신에 대한 불안부터 자녀의 미래에 대한 염려까지 떠안은 그들 또한 절절한 피해자다. 단지 자식이 낙오될까 두려워 사교육 경쟁에 뛰어들었을 뿐인데 결국 교육지옥을 야기했고 행여 자식이 고생할까 싶어 집 한 채 마련해주고자 나섰을 뿐인데 결국 젊은 세대를 위화감으로 갈기갈기 찢어놓고 말았다. 삶의 수준은 스스로의 노력이 아니라 부모의 재력이 결정한다는 조소는 현실의 슬픈 민낯을 드러낸다. 불안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친 세대가 더 깊은 불안의 수렁을 미래 세대에게 선사하는 역설적 상황이다.

불안에 몸부림치는 부모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불안병에 걸린 기업이 젊은이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하도록 기다려줄 수 있겠는가. 불안한 상사들이 진을 친 회사에서 직원 삶의 질을 높이는 게 가능하겠는가. 현실의 벽에 좌절하며 무너져가는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노후가 편안할 수 있겠는가. 어린이 행복만 따로 높이거나 청년층 문제만 따로 풀어내는 해결책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은 별개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문제를 이루는 서로 다른 측면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의 행복지수부터 젊은이의 취업, 신혼부부의 내집마련, 기성세대의 노후준비까지. 이 모두를 관통하는 하나의 줄기는 바로 ‘내일에 대한 불안’이다.

아이들의 불행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가 불안한 어른들의 문제며 교육과 취업은 결국 복지의 문제로 귀결된다. 유럽 선진국의 대학진학률이 낮은 이유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을 때 펼쳐질 미래가 그다지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우리 사회는 젊은 세대에게 무작정 눈높이를 낮추기를 강요하고 받아줄 안전망도 없는 곳에서 도전하라고 내몰고 있다. 지금이라도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을 멈추어야 한다. 정부와 사회 각계가 개인이 감당하는 위험과 그에 수반되는 불안을 줄여나가는 길을 모색해야만 한다. 불안한 어른들의 사회에서 미래세대는 결코 행복할 수 없기 떄문이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