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댓글 은폐 의혹' 용산경찰서장 압수수색

/사진=뉴스1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과정의 위법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당시 수사팀 소속 경찰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이날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디지털 분석 업무 등을 담당했던 김병찬 서울 용산경찰서장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각종 문서와 자료 등을 확보했다.


김 서장은 경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가 진행되던 2012년 12월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으로 재직했다. 김 서장은 당시 입수한 증거물을 반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국정원 직원에게서 임의 제출받은 노트북을 확보한 서울청이 수사를 진행한 수서서 측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서서는 댓글 공작에 직접 가담한 국정원 직원 김모씨에게서 노트북 등을 제출받은 뒤 이를 서울청에 넘겨 분석을 의뢰했다. 이후 경찰은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16일 밤 '국정원 직원의 댓글 공작을 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당시 수서서 수사과장)은 당시 김용판 서울청장 등이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사건을 축소·은폐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 의혹으로 기소된 김 전 청장은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권 의원도 이후 모해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역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특히 김 서장은 당시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과 수십차례 통화를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경찰과 국정원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국정원 직원은 김 서장 뿐 아니라 당시 여러 경찰관과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 서장은 "국정원 쪽에 어떤 수사 정보도 주지 않았다"며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명박정부 당시 국정원의 광범위한 정치개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과거 서울청 수사 라인에 대한 강제수사에 돌입하면서, 당시 지휘라인에 있던 김 전 청장 등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