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발 물가인상 도미노 온다...원유값 9월부터 ℓ당 4원인상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김소연 기자

국내 원유(原乳) 수매가격이 오는 9월부터 1리터(ℓ)당 4원 인상된다. 원유가격이 오르면 흰우유는 물론 가공유와 발효유,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커서 우유발 물가인상 도미노가 우려된다.

20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낙농협회와 유가공협회는 이날 오후 원유기본가격조정협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오는 9월부터 반영할 원유 수매가격을 지난해 보다 4원 인상한 1ℓ당 926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앞서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협상에서 유가공협회는 흰우유 소비가 감소추세인 만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낙농협회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협상이 파행을 거듭했다. 지난 10일 낙농진흥회 이사회에 앞서 양측은 마지막 협상을 가졌고, 유가연동제에 기반해 도출된 지난해 생산비 증가분 4~5원의 범위에서 협상가격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이날 최소 증가액인 4원으로 합의를 본 것이다.

원유가격이 인상되는 것은 2013년 이래 5년만이다. 인상된 원유값은 오는 9월부터 반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원유값이 오르면 흰 우유사업 1위인 서울우유를 비롯해 모든 업체들이 최소 50원 이상 우유 소비자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공유와 생크림, 버터, 아이스크림, 커피 등 원재료로 우유를 쓰는 제품들도 도미노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5년 전 원유값이 1ℓ당 106원 인상됐을 당시에는 흰우유는 물론, 빙그레 바나나맛우유가 100원 올랐고 '폴바셋' '스타벅스커피' 등 커피전문점들도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가격을 연쇄적으로 올린 바 있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지금도 흰우유 사업에서 연간 30억~50억 적자가 나는데 원유값이 4원 오르고 소비자가가 오르지 않으면 하루에 1~2억 적자가 추가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유통비용, 인건비 등 제반비용이 모두 올랐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을 최소 50원이상 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공협회 소속이 아닌 서울우유도 이번 원유값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유가격 오른지 5년이 넘은데다 재작년에는 원유값 인하로 우유가격까지 내린바 있어 가격인상 요인이 누적된 것은 맞다"며 "인상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빵업계는 빵 원료 중 원유비중이 높지 않은만큼 가격에 전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빵 원재료 중 원유 비중이 높지 않아 빵값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음료 등은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특성상 본사에서 가격 인상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고 실제 가격 전가까지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