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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되려면 커피 사먹지 말라고? 그래서 전셋값이라도 모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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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희 콘텐츠총괄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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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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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투자노트]

“그럼 엄마는 어떤 사람이야?” 자기가 사람의 마음을 잘 파악한다는, 어림도 없는 말을 지껄이는 고딩 아들에게 한심한 눈빛으로 물었다. “엄마는 돈을 좋아하는 여자야.” “뭐? 야, 내가 무슨 돈을 좋아해? 사람들한테 돈도 잘 쓰구만. 오히려 너무 많이 써서 걱정이지.” 아들을 황당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엄마, 나 학원 안 가면 공부 안 해서 속상한 거보다 학원비 아까운 마음이 더 큰 거 아냐? ‘너 하루 학원비가 얼만지 알아?' 그러잖아. 그리고 나한테 재수하지 말라면서 ‘재수하면 1년에 최소 3000만원이란다. 나는 너 재수 하는데 그 돈 못 쓴다’ 그러잖아. 엄만 뭐든 돈으로 환산하는 경향이 있어.” “쓸데 없는데 돈 쓰지 말고 굳이 안 써도 되는 돈 쓰지 말라는 거지. 얘가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고 있어.”

아들과 대화는 이렇게 끝이 났지만 '세상에 돈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들며 내가 돈을 좋아한다는 아들의 분석을 부인할 수 없음을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좀 더 만족스럽게, 좀 더 누리며 살기 위해 부자가 되기를 꿈꾸며 돈을 좇는다. 물론 돈을 좇는다고 돈이 내 손에 덥석 잡혀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돈을 좇는 수고를 중단할 수도 없는 것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뇌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돈을 좇는 방법을 크게 2가지로 본다. 덜 쓰는 것과 더 버는 것. 덜 쓰고 더 버는 것이 가장 좋긴 하지만 양쪽이 충돌할 때도 있고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덜 쓰는 것과 더 버는 것, 당신은 어디에 초점을 두는가. 양쪽 입장을 각각 정리했다.
"부자 되려면 커피 사먹지 말라고? 그래서 전셋값이라도 모으겠니?"


◇커피는 직접 타서 마시고 신발은 4켤레, 청바지는 3벌만=미국 ABC방송의 창업 오디션 프로그램 ‘샤크 탱크’(Shark Tank)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백만장자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는 덜 쓰는 절약을 강조한다. 그는 최근 경제전문채널 CNBC와 인터뷰에서 당장 그만둬야 할 소비 습관으로 커피, 신발, 청바지를 지목했다.

그는 우선 커피에 대해 “커피를 직접 타서 마시면 18센트(200원)밖에 안 든다”며 “빚을 갚고 돈을 모을 때까지 커피숍에서 4달러(4500원)짜리 커피는 사 먹지 말라”고 말했다. 재테크 앱 에이콘스(Acorns)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지난해 1년간 커피에 쓴 돈은 평균 1100달러(124만원)였다. 이는 미국인들의 1년 평균 저축액 대비 3분의 1이 넘는 돈이다.

오리어리는 신발도 ”4켤레 이상 필요하지 않다”며 “구두 2켤레와 편하게 신는 (운동화나) 슬리퍼면 충분하고 더 이상 사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신발 소매업체 DSW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여성 중 75%는 신발을 20켤레 이상 갖고 있었다. 남성도 평균 12켤레의 신발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용카드 비교 앱 크레디트덩키(CreditDonkey)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연간 평균 7.8켤레의 신발을 산다. 하지만 미국의 심리학 잡지 ‘사이콜로지 투데이’(Psychology Today)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갖고 있는 신발 중 3~4켤레만 신는다.

오리어리는 청바지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그는 “블랙 진, 화이트 진, 오리지널 진 외에 청바지가 더 있다면 역시 멍청한 것”이라며 청바지는 3벌이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크레디트덩키에 의하면 25~34세의 미국인은 한달에 평균 161달러(18만원)를 옷 사는데 쓴다.

오리어리는 “(내가 말한) 이 소비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은 모두 과소비하는 것”이라며 “미국인들의 평균 연봉이 5만8000달러(6540만원)인데 젊었을 때부터 이 중 10%만 매년 저축하면 연 7% 복리 수익률일 때 65세에 125만달러(14억1000만원)를 가진 백만장자로 은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 7%는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 평균 수익률이다. 투자기간은 25세부터 40년간으로 계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소한 지출 아껴봤자 서울 아파트 전세값도 못 모은다=반면 미국의 또 다른 자수성가 백만장자 라밋 세티(Ramit Sethi)는 CNBC와 인터뷰에서 소비를 줄여 부자가 되라는 조언은 “끔찍하다”고 반박한다. 그는 학자금 대출이 있는 미국 젊은이들이 22달러(2만4800원)짜리 아보카도 토스트 브런치 세트를 사 먹는데 대해 씀씀이가 크다는 기성세대의 비판이 일자 먹는 것 아껴봤자 집 보증금 마련하기도 어렵다고 일격을 가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의 중간 정도 되는 집값이 24만5000달러라며 집값의 20%인 월세 보증금 5만달러를 모으려면 20달러 남짓 하는 아보카도 토스트 2500개를 먹지 말고 아껴야 한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번 아보카도 토스트를 사먹는다면 48년간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세티는 사소한 지출을 줄여봤자 부자가 될 만큼 충분한 돈을 모으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차라리 절약하는데 쓰는 에너지를 아껴 더 중요한 일에 쏟으라는게 그의 조언이다.

국내에서도 청년층이 서울에서 중간 가격의 아파트를 사려면 월급을 한푼도 안 쓰고 모아도 15년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39살 이하 가구주의 월평균 가처분소득은 361만5000원이었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결과 지난해 6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6억6400여만원이었다. 39살 이하 청년 가구주가 서울의 중위가격 아파트를 사려면 가처분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15.3년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세티는 “소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버는 데는 한도가 없다”며 “당신이 얼마나 크게 성장할 수 있을지와 얼마나 지출을 줄일 수 있는지 비교해 보라”고 말한다.

분명 지출을 줄여 돈을 모으는데는 한계가 있고 절약해서 부자가 되는 것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까지 희생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지, 그래봤자 서울에서 집 살 돈 모으기도 어려운데,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티의 희망 찬 조언과 달리 버는 돈을 늘리기도 어려운게 현실이다. 더 많은 돈을 벌려고 무리하다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 나쁜 유혹에 넘어가 불법을 저지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현대사회는 돈이 있어야 제대로 사람 구실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데 돈을 벌어 모으기는 녹록치 않은 구조로 짜인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우리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돈을 향해 애절한 짝사랑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비극을 이어나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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