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남 살해 인니 여성, 대통령 만나…"현실감 들지 않아"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AFPBBNews=뉴스1

김정남 살해 혐의가 취하된 인도네시아 여성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만나 "아직 충격에 빠져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13일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시티 아이샤(27)가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대통령궁에서 위도도 대통령을 만난 뒤 외무부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샤는 "30분밖에 자지 못했다"며 "현실감이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아이샤는 그의 부모, 여동생과 함께 대통령궁을 방문해 위도도 대통령과 짧게 대화를 나눴다. 이로써 지난 11일 이후 아이샤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네 번째다.

아이샤는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1일 말레이시아 검찰이 샤알라 고등법원에서 아이샤의 살인 혐의 기소를 취하하며 아이샤는 구금 상태에서 석방됐다.

석방된 직후 아이샤는 전용 제트기를 타고 자카르타로 돌아가 부모를 포함한 가족들과 만났다. 같은 날 그는 세 번의 공개 석상을 가져 외무부 장관을 포함한 인도네시아 공무원들과 사진을 찍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아이샤는 과도한 언론의 관심으로 인해 두통이 생겼다고 호소했다.

또한 "언론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휴식이 필요하다"며 "난 그저 평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9살배기 아들을 보지 못했다며 "내 고향과 부모님과 아들이 그립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이샤는 석방 직후 아들과 연락하려 했지만, 그의 부모가 데리고 산책하러 나가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시티 아이샤가 심각한 형 선고에서 석방돼 현재 가족과 함께 있다니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샤와의 만남 뒤 "집에서 쉬며 안정을 찾으며 다시 인생 계획을 짜봐라"는 조언까지 해줬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샤와 함께 기소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30)은 아직 구금되어있다. 같은 날 베트남 외교부는 말레이시아 측에 흐엉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관영통신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