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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프리즘]김정주는 넥슨을 왜 안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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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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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0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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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넥슨 본사 스케치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아쉽지만 다행이다.” 넥슨 창업자이자 최대주주 김정주 NXC 대표의 지분매각이 무산된 뒤 나온 게임업계의 반응이다. 공개매각 입찰에 응한 카카오, 넷마블, MBK파트너스, KKR, 베인캐피탈 등과 차례로 협상을 벌이던 중 김 대표가 돌연 매각작업을 중단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김 대표가 생각한 지분가치와 시장평가의 괴리가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가격을 제시한 곳도 없지 않았다는 설도 있다. 김 대표가 낙점 후보로 마음에 둔 미국 월트디즈니가 입찰 참여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게 결정적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 공개입찰에서 김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넘길 만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건 분명하다.

 아이러니한 건 10조원 규모를 넘어서는 초대형 딜이 깨졌는데도 업계에선 실망보다 안도하는 이가 많다는 점이다. 구조조정 불안에 떨어야 했던 넥슨 종사자들만이 그의 결정을 반긴 건 아니라는 얘기다. ‘리니지M’(엔씨소프트) ‘리니지 레볼루션’(넷마블) ‘배틀그라운드’(펍지) 이후 이렇다 할 국내 흥행 대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 잘나가던 게임사들도 올 들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했다. 게임산업의 중장기 악재다. 이런 국면에서 국내 최대 게임사가 팔려나간다는 것, 1세대 창업자가 지분을 몽땅 털고 나간다는 것. 이 바닥 어떤 종사자에게도 그다지 듣고 싶지 않은 소식이었을 게다. 자의 반 타의 반 넥슨과 김정주는 국내 게임산업에 그런 상징적 존재다.

[디지털프리즘]김정주는 넥슨을 왜 안팔았나
 김 대표가 지분매각 의사를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넥슨이 사업구조를 안정화하고 미래가치를 높일 때까지는 현재 지배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그가 이번 공개매각으로 한 가지 얻은 게 있다. 넥슨의 현재와 미래가치에 대한 냉정한 외부 평가다. 넥슨은 국내 1위 게임사로 지난해 매출 2조5296억원, 영업이익 980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의 성적표를 받았다. 일본에 상장한 넥슨재팬의 시가총액이 1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김 대표가 자신의 지분가치를 높게 본 이유다.

 하지만 시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달랐다. 넥슨의 전체 수익구조는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중국 매출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던파 개발사 네오플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056억원, 1조2157억원. 알짜 자회사다. 그런데 던파가 벌어들인 돈을 한국, 일본, 북미 등에서 다른 계열사들이 까먹고 있다. 모바일게임의 성과도 부진하다. 일부 게임이 반짝 흥행하기도 했지만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같은 장기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절치부심해 올 상반기에 출시한 ‘트라하’도 앱마켓 최상위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그렇다고 넥슨의 성장잠재력이 꺾였다고 보긴 이르다. 던파 모바일 버전이 출시될 경우 모바일게임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여전히 한국 게임사 중 개발인력이 가장 많이 모여 있다. 던파엔 미치지 못하지만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와 같은 IP(지식재산권) 역시 큰 자산이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지분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어떤 경우라도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의 지분매각 중단 결정이 이 같은 원칙을 지키기 위한 숙고의 산물이길 바란다. 이제 초심으로 들어가 ‘제2의 글로벌 넥슨’ 신화를 다시 써보면 어떨까. 그때 다시 매각을 추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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