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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ILO 핵심협약 비준, 노사관계 체질 개선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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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본부장
  • 2019.08.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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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일 고용노동부는 해고자·실업자의 노동조합 가입 허용과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규정 삭제를 내용으로 하는 노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국내법을 개정하자는 것인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경영계는 개정법안에 반대한다.

정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회’ 공익위원 권고의견을 토대로 개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위원회는 공익위원 구성과 논의 과정이 노동계 입장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국제 규범에 어긋나는 우리 제도들도 함께 고치자는 경영계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안은 노동조합의 문을 넓히고 권리를 보다 강화해 ‘더 노동조합하기 좋은 제도’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기업과 아무 관계가 없는 해고자나 실업자가 기업의 노동조합 조합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해당 기업으로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노동조합의 요구가 근로조건과 같은 회사 내부 문제가 아니라, 사용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정치적, 사회적 이슈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동조합 가입으로 기업이 불필요한 노사갈등과 소모적인 분쟁까지 떠안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특히 기업 노사관계에는 심각한 독이 될 수 있다. 이미 신뢰관계가 단절된 해고자와 기업은 서로 불신과 원망이 있는 관계임을 부정할 수 없다. 과연 ‘고용관계’가 없는 자가 그 기업의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실익이 무엇인지,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낯설고 걱정스럽다. 산업현장에서 법 개정으로 대립과 갈등만 더 깊어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이유다.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와 전임자 급여지급 요구 파업에 대한 처벌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도 재고돼야 한다. 과거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으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두 규정이 노사관계에서 갖고 있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두 규정 삭제로 전임자와 관련된 다양한 노동조합의 요구와 노사갈등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제 전임자 급여는 노동조합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이것이 모두가 말하는 국제기준이며 상식에도 맞다. 노사가 서로 떳떳하기 위해서는 두 규정을 삭제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도한 수준의 현행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한 검토와 고민도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협약 비준이 우리 노사관계의 기본적인 틀을 바꿀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 또한 새겨봐야 한다. 노조가 기업단위로 있는 특성은 물론, 대립적 노사관계라는 우리 현실 또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

다수 사업장에서는 노동조합이 더 강한 힘을 갖고 있으며, 생산활동을 방해하는 직장점거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기업의 모든 행동을 부당노동행위로 몰아가는 ‘한국적 특성’은 외면한 채, 노동조합의 힘만 키우자는 법개정이라면 찬성할 수 없다.

체질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약도 독이 될 수 있다. 우리 노사관계가 갖고 있는 특수성과 처해 있는 현실을 면밀히 짚어봐야 한다. 그리고 전체 노사관계의 법제도와 관행을 함께 선진화해야만 한다.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한 논의가 지금이라도 우리 노사관계의 체질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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