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지위' 자사고 홍보 총력전…설명회 참석자는 반토막

서울 21개 자율형사립고가 20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 대강당에서 2020학년도 공동입학설명회를 열었다. 2019.9.20/뉴스1 © News1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서울 자율형사립고는 법적으로 확실하게 지위를 유지하고 또 공교육 리더의 자리를 이어나게 될 것이다. 이제 안심하고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문 자사고에 지원해달라."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동성고 대강당. 김철경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이 예비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1000여명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호소했다.


이날 이곳에서는 서울지역 자사고 21곳의 공동입학설명회 '2020 고교 선택, 서울 자사고가 정답이다'가 열렸다. 자사고 관계자는 "자사고 정책 혼란으로 진학 고민에 빠진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지원도 독려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자사고들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 8개 자사고는 올해 서울시교육청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해 지정취소처분을 받았다가, 법원이 이들이 제기한 지정취소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기사회생했다. 내년을 포함해 향후 1~2년간 자사고 지위를 잠정 유지하게 됐지만 남아 있는 본안소송에 질 경우 일반고로 전환해야 할 처지가 된다.

내년에도 서울 자사고 대상 재지정 평가가 진행돼 올해와 같은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교육부를 향해 고교 서열화 해소를 다시 주문하면서 자사고 폐지 논란이 재점화할 수도 있다. 현재 교육당국은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자사고·외국어고 등 우수학생을 선점하는 고교 유형을 단계적으로 일반고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자사고의 위기 상황은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2017년 첫 서울 자사고 공동 입학설명회 때 무려 2000여명이 몰렸지만 올해는 반토막이 났다. 설명회가 열린 대강당 총 좌석은 1376석이었는데 빈 자리가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이날 설명회는 갈팡질팡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자사고의 장점 소개에 집중됐다. 서울 주요대 핵심전형으로 꼽히는 학생부종합전형 대비와 대학 진학 성과, 학교의 입시분석 노력 등을 강조했다.

자사고 재학생을 둔 학부모의 호소도 있었다. 전수아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장은 "자사고가 없어질 일은 절대 없다"며 "영원히 지속될 것이란 믿음을 가지셔도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기대감과 불안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예비 고1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강연을 들어 보니 자사고가 일반고보다 면학 분위기나 입시 준비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다만 자사고의 불안한 지위나 실제 폐지될 경우 떨어질 학교 명예나 아이의 혼란 등이 우려되기는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자사고들은 다음 달부터 학교별 설명회를 열어 2차 홍보에 나선다. 내년도 서울 자사고 입학원서 접수는 오는 12월9~13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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