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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2% 방어만 중요? 내년 1%대로 떨어지면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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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성근 이코노미스트
  • 2019.10.3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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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랜딩]내년 성장률 회복이 더 중요한 문제…재정확대·감세 뭐든지 다 해야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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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한국은행은 3분기 한국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4%,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올해 경제성장률은 4분기를 합해 연간으로 2.0%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에 3.1%, 2018년 2.7%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한국 경제인데 올해 갑자기 2.0% 성장률도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은 다소 충격적이다. 마치 학교에서 늘 90점 이상 맞던 학생이 갑자기 70점 정도의 성적을 받은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지난 7월에 내놓았던 기획재정부의 전망치 2.4~2.5%와 한국은행이 내놓았던 2.2%의 성장률 전망치와는 적잖은 차이가 난다는 점이 불안하다. 불과 3개월 전에 내놓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망치가 실적치와 큰 격차를 나타낸다면 경제성장률 하락도 문제이거니와 당국의 경제정책 신뢰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처럼 경제성장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가운데 최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 자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4분기까지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것을 총동원해서 올해 2.0% 성장률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간 2.0% 성장률은 수치상 오는 4분기에 전기 대비 0.97% 성장률을 달성하면 가능한 수치다.

1%대 성장률은 각종 언론 보도에 나온 대로 제2차 오일쇼크(-1.7%), 1998년 외환위기(-5.5%),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0.8%)의 세 차례를 제외하면 최저 수준이며, 이런 점에서 2.0% 경제성장률은 심리적 마지노선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로 올해 1.9% 수준으로 성장률이 떨어진다고 해서 한국 경제에 당장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커다란 경제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일각에서 '고용참사' 또는 '고용쇼크'라면서 마치 외환위기 당시처럼 수많은 실업자가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처럼 목소리를 높였지만 실상 충격이라 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거시경제지표는 국가 경제를 커다란 한 덩어리로 보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의 변화를 파악하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률이 2.0%가 되든 1.9%가 되든 정작 개별 경제주체인 개인들에게는 그 차이가 별로 와닿지 않는게 사실이다.

또 엄밀히 보자면 2018년 기준 한국 경제의 실질 GDP는 1807조원인데, 0.1%라면 1조8000억원이다. 즉, 2.0% 성장률과 1.9% 성장률의 차이는 약 1조8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아직 연간 성장률이 확정된 것도 아니고, 1%대 성장률로 하락한다고 해도 GDP 2조원 내외의 차이에 불과한데 이를 '성장률 쇼크'라고 말하는 것은 어설픈 주장이며, 국민들의 경제심리만 더 위축시키고 악화시키는 꼴이다.

이 시점에서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바로 내년 한국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올해 정부가 노력을 해서 2.0%의 성장률을 방어한다고 해도 만약 내년에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진다면 큰 의미가 없다. 더구나 2020년 이후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 예상되는데 향후 경제성장률의 반등은 더욱 힘든 상황이라고 봐야한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2%대 성장률을 수성하느라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고 애쓰는 일은 어쩌면 한국 경제가 1%대 성장률로 떨어지는 것을 겨우 1년 늦추는 것밖에 안 될 수 있다.

최근 IMF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0%, 내년에는 2.2%로 전망했다. 이는 IMF에서 올해보다 내년 한국 경제가 조금이나마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미이다. 근거는 바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3,0%에서 내년에는 3.4%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그룹은 1.7%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비슷한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신흥개도국의 성장률은 올해 3.9%에서 내년 4.6%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IMF는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기관들도 적지 않다. 최근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보고, 내년에는 1.8%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글로벌 IB 중에서 모건스탠리는 올해 성장률 1.8% 내년은 1.7%로 보았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1.8%, 내년 1.6%로 내년 경제성장률을 더 낮게 전망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수치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경기 판단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포지션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개선된다면 그 논리와 근거는 무엇인지, 혹은 내년 한국 경제가 올해보다 악화된다면 그 요인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게 중요하다.

IMF는 한국을 비롯한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국가들의 성장률이 중국의 경기둔화 및 미중 무역갈등의 파급효과(spillover)로 하향 조정됐으며, 2020년에는 세계 경제와 교역의 회복세에 맞춰 올해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2020년 미국과 중국 등의 경기 침체가 올해보다 심화되면서 세계경제성장률이 올해 3.1%에서 내년 2.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따라 한국 경제의 수출 부진도 지속되고 생산가능인구 등의 감소의 여파로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1.8%로 전망했다.

올해도 그러했듯이 2020년 세계 경제가 어찌 될지 또 한국 경제는 또 어떻게 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한 일이다. 경제 전망은 단순한 숫자 맞추기나 점을 치는 게 아니라 현 시점에서 가능한 시나리오와 논리를 동원해 내년에 벌어질 상황을 예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정부가 해야할 일은 올해 성장률 2.0%대 수성도 중요하지만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어떻게 판단할 것이며, 예상되는 리스크를 어떻게 대응하고 관리해 올해보다 나은 방향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까 하는 정책 방안들을 마련하는 일이다.

내년에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그에 따라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 부진과 기업 투자 침체가 지속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선택지가 별로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가능한 재정을 최대한 확대 편성해 GTX 건설을 비롯한 SOC 투자를 조속히 확대하든지 수소충전소나 수소인프라를 대폭 확충하든지, 아예 감세 정책을 펴서 기업이나 가계가 스스로 투자나 소비를 하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현시점에서 정부가 올해 2%대 성장률을 수성하겠다며 정책 여력을 무리할 정도로 쏟아붓는 것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그보다는 올해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내년 한국 경제를 어떻게 반등시키고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시킬 것인가가 보다 중요한 문제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0월 30일 (17:2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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