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경기바닥론' 언급…내년 韓성장률 2.3% 전망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한고은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하며, 현재 한국경제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시장 회복과 수출·투자 개선으로 내년 경기가 소폭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다. 올해 성장률은 2%를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한은은 29일 발표한 '2019년 11월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에서 내년 2.3%, 내후년 2.4%로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경제전망보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0.2%포인트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KDI(한국개발연구원)와 같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국내경기흐름은 현재 바닥을 다져나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소간 등락은 있을 수 있지만 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모습을 보이다 내년 중반부터 글로벌 불확실성 완화와 IT업황 개선 영향으로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장률이 잠재에 미치지 못해 한국경제 성장 모멘텀이 강하다고 볼 순 없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내년 설비투자가 올해보다 4.9% 성장해 상승반전할 것이라 전망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 개선 덕분이다. 올해 설비투자는 -7.8%로 예상했다. 상품수출도 내년에는 2.2%로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 상품수출은 전년대비 0.4% 감소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570억달러(약 67조3113억원), 내년 560억달러로 예상됐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한 때 크게 확대됐던 불확실성이 양국간 1단계 협상타결 여지가 생기며 상당폭 완화됐다"며 "미중 분쟁이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 보는게 일반적 견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은 내년 중반쯤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보나 회복정도는 활황을 보이던 2018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간소비는 소비심리 개선과 정부 이전지출 확대로 완만하게 회복되겠으나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을 중심으로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다. 한은에 따르면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 전망치(1.9%) 보다 0.2%포인트 높은 2.1%로 예상된다. 내년 건설투자는 2.3% 감소할 전망이다. 감소폭은 올해(-4.3%)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로 전망됐다. 올해는 0.4%로 0%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취업자수는 24만명으로 올해(28만명) 보다는 4만명 적은 수준이다. 제조업 고용부진이 다소 완화되겠으나 건설업 고용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봤다. 내년 일자리는 주로 서비스업에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총재는 "내년 소비자물가는 공급측 하방압력이 완화되며 1%로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