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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손정의 대머리론 "제가 전진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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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종태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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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2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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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8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게 트위터의 한 팔로워가 일침을 놨다. "(회장님) 머리카락이 계속 후퇴하고 있네요". 대머리가 되고 있다는 말이다. 손 회장은 이내 답변을 올렸다. "머리카락이 후퇴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전진하고 있는 거죠"

기분이 상할 수 있었지만 손 회장은 유쾌한 유머로 분위기를 돌렸다. 그러자 또 다른 팔로워가 분위기를 훈훈하게 했다. "(회장님)다음부터는 머리카락도 꼭 함께 전진하세요"

2000년 10월13일.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자 김 대통령을 사사건건 비판하던 일부 야당 정치인들이 다시 비아냥거렸다. "김대중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

그러자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 내란죄로 투옥된 적이 있던 한승헌 변호사가 응수했다. "왠만한 일이라면 사람들만 웃었을 텐데 얼마나 기쁜 일이면 개까지 웃었겠습니까?"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의 웃음연구서 '유머니즘'에 나오는 장면들이다. 김 교수는 "감정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되 논리의 빈틈을 찌르는 것"이 유머감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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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목숨도 구한다. '웃음의 가격은 얼마인가'의 저자 울리히 슈나벨은 3년간 전 세계를 여행한 뉴질랜드 남성으로부터 파키스탄 국경선과 뉴욕 브롱크스 뒷골목에서 겪은 위험천만한 경험담을 들었다.

슈나벨은 이 남성에게 "왜 유사시 호신용으로 무기를 갖고 다니진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성은 "곤란한(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나는 데는 총보다 미소가 더 낫다"고 답했다.

생텍쥐베리의 짧은 자전소설 '미소'는 그가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혀 죽을 뻔한 실화를 그리고 있다. 처형 전날 생텍쥐베리는 간수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옥한다. 담뱃불을 빌릴 때 간수에게 건넨 짧은 미소 덕분에 둘이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다.

특유의 유머 코드로 잘 나가는 기업도 있다. 기업가치가 4조7000억원이라는 배달의민족은 'B급 유머'로 젊은 세대에 어필한 것이 결정적 한 수였다. 창업자 김봉진 대표는 "고객과 잘 노는 것이 배민스러움"이라며 웃음의 공유를 강조했다.

'유머'하면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마윈 회장이 매년 9월 알리바바 창립 기념행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들은 유머를 넘어 '존경심'마저 갖게 한다. 2014년에는 모히칸 추장 스타일의 펑크족 록커로 무대를 휘어잡더니, 2017년에는 태생이 '몸치'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뻔뻔하게 마이클잭슨 춤을 끝까지 다 췄다. 10만명의 직원들은 박장대소하며 그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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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밥 돌 전 상원의원이 쓴 책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에 따르면 대통령의 리더십은 2가지로 압축된다. 통치력과 유머감각이다.

밥 돌 의원은 "가장 위대한 지도자들은 재기 넘치는 웃음을 구사할 뿐 아니라, 그들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들 줄 안다"고 했다. 그는 유머감각이 뛰어난 대통령들은 미국의 가장 효율적인 지도자였다고 강조했다.

밥 돌 의원은 링컨의 이런 유머에 특히 높은 점수를 줬다. "누구든지 노예 제도를 찬성하는 주장을 들을 때마다 그 사람을 개인적으로 노예를 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충동이 생깁니다"

"웃자고 한 이야기에 죽자고 덤비는" 시대다. 상상력과 감수성이 메마른 사람들은 웃음을 잃은 채 무슨 일이든 이슈를 만들고, 긴장을 조성하려 든다.

설 연휴가 끝나고 이제 1년을 향해 본격적으로 뛸 때다. 비쁜 일상 속에서 올해는 무엇보다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 웃음은 비용 한 푼 들지 않는 정신의 조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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