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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면칼럼]'차이나 포비아' 말고 '우한 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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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2.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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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각국은 자유주의와 세계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방화벽을 쌓고 보호주의로 회귀하고 있지만 장벽만으론 ‘지구촌이라는 세계’가 직면한 전례 없는 문제들을 풀지 못합니다. 우리가 매일 체험하는 지구온난화나 미세먼지 문제 같은 환경파괴 앞에서 자신들만 살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해법을 찾는 게 아니라 인류와 생태계에 재앙만 초래하는 현실도피적 탐닉이 될 것입니다.
 
올겨울 다시 지구촌이라는 세계 앞에 또하나의 큰 과제가 던져졌습니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하 신종 코로나)입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는 2일 기준 중국에서만 누적 확진자가 1만4000명을, 사망자도 300명을 넘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는 지금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의 발발은 야생동물인 박쥐를 잡아먹는 중국의 오랜 그릇된 식습관에서 시작됐다는 게 정설입니다. 그런 점에선 2003년 세계적으로 8098명이 감염되고 774명이 죽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과 비슷합니다. 사스도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로 옮겨지고 이게 다시 사람으로 전파된 경우입니다.
 
사스도 신종 코로나도 모두 중국인의 이상한 식도락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해법은 중국만이 아니라 글로벌하게 찾아야 합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2주 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고 일본도 최근 14일 내 후베이성에 체류한 외국인은 입국을 막기로 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마침내 최근 2주내 후베이성 체류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와 함께 위험지역을 거쳐 온 내국인에 대해서는 14일 동안 자가 격리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들은 신종 코로나의 대규모 유행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단기 대증요법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단적으로 중국으로부터의 하늘길을 막는다 해도 제3국을 통한 신종 코로나 유입까지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과 물품의 이동에 제한을 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발생국에 필요한 지원을 제한하고 발생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중국과의 교역 및 사람 이동이 많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직접적인 규제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중국인 수가 요즘도 하루평균 1만명이 넘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내에 들어오거나 거주하는 중국인과 중국 동포들을 대상으로 입국·접촉 금지와 중국 송환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넘쳐납니다. 자유한국당 등은 중국인 입국 금지를 넘어 한국에 머물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의 본국 소환을 주장합니다. 우리 정부가 우한 지역에 마스크와 방호복, 보호경 등 의료물품을 지원키로 한 데 대해서도 반대합니다.
 
이런 주장들은 하나같이 현실도피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단적으로 3월 초 국내 대학들이 개강하면 7만 명 넘는 중국인 유학생이 들어옵니다. 과연 이들의 입국을 전면 차단할 수 있을까요. 국내 유통·관광업계는 중국인 고객이 가장 큰손입니다. 그런데도 무조건 중국인 입국을 차단하는 게 옳은 조치일까요.
 
중국은 세계의 공장입니다. 원자재 수급부터 제조·조립·배송까지 각 단계가 사슬처럼 얽힌 세계 제조 공급망의 중심입니다. 중국인을 전면 거부하고, 중국과 거래를 완전히 중단하고 얼마나 버틸 수가 있을까요. 이것이 냉엄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외쳐야 할 말은 “차이나 포비아” “보이콧 차이나”가 아니라 “우한 짜요”(우한 힘내라)입니다. 중국은 좋든 싫든 정치·경제적으로 우리가 오래도록 함께 가야 할 파트너입니다. 국가 간에도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은 유효합니다. 유럽에서는 이번 신종 코로나 발병으로 중국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유례없는 공포심이 생겨나고 새로운 인종차별이 일어납니다. 이에 대응해 소셜미디어상에서는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란 운동도 벌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인이 바이러스가 아니듯이 중국과 중국인도 바이러스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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