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분양 지연…표정 굳은 건설株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정부가 강남4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비롯한 서울 집값 과열지역에 분양가상한제 확대 적용을 확정했다. 국토교통부는 6일 오전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강남4구 45개동 중 22개동, 마포구 1개동, 용산구 2개동, 성동구 1개동, 영등포구 1개동을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선정했다. 분양가상한제란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격을 산정해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정한 제도다. 사진은 분양가 상한제 대상으로 선정된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19.1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산업 전반이 충격을 받는 가운데 영향권에서 다소 비켜있던 건설업으로도 여파가 조금씩 밀려오고 있다. 아파트 분양과 관련한 모델 하우스 개관이 쉽지 않았고,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총회가 미뤄진 여파다.

건설사들은 온라인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모양새인데 실적에 일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월 아파트 신규분양 세대수는 1만7547세대로 예상됐지만 실제 분양은 8328세대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들이 예상했던 계획의 절반도 분양하지 못한 것이다.

건설업계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 GS건설 (15,570원 ▼170 -1.08%), 현대건설 (34,250원 ▼850 -2.42%), 대림산업 (58,500원 ▲1,800 +3.17%), 대우건설 (3,705원 ▼55 -1.46%), 동부건설 (5,120원 ▼10 -0.19%) 등은 6~8%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계획 연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당장 이번달 분양을 예정했던 46개 단지 가운데 실제 모집공고를 낸 곳은 1/4에 불과하다. 상당수 단지의 분양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건설사들이 △현장 조업중단 △중국산 원자재 수입차질 △국내외 건설인력 유출입 금지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봤으나 큰 영향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공사현장 중 불과 7곳만 확진자가 발생했고 27개 현장이 공사를 잠정 중단한 정도라 타격이 거의 없었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24일 세종시 대평동 견본주택 단지 주차장이 아파트 청약희망자들의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2019.5.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델 하우스 개관을 비롯한 마케팅이 늦어졌고 재건축, 재개발을 추진하는 조합의 총회가 늦어졌다는 점이 분양차질의 배경으로 꼽힌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3월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6.7로 전월 대비 22.0 포인트 하락했다.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는 과정에 코로나19까지 타격을 줬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구에서 아파트 분양계획이 있던 현대건설은 직접적인 실적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2020년 대구에서 7개 현장을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분양 일정이 연기된 상황"이라며 "주택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나 코로나19 추세에 따라 2~3분기에 분양을 실시할지 결정할 수 있어 아직까지는 실적영향이 유보적"이라고 말했다.

GS건설도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나 재개발 조합원 총회 지연 등 외에는 아직 큰 이슈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이 둔화되고 1분기에 미뤄진 분양일정이 2분기로 이연되면 건설사들의 연간 실적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최근 실물경제도 직접 타격을 받기 시작한 상태라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