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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자본시장의 파수꾼 CAMS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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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준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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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9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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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른 봄에 상영되었던 영화 ‘돈’은 증권 브로커가 업계에 소문난 주식 작전꾼 ‘번호표’를 만나면서 벌이는 범죄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범죄의 흔적을 쫓기 위해 감시 모니터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 모니터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한국거래소 감시시스템에는 모든 증권거래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징후를 보이는 거래를 포착·적출해 분석·조사할 수 있는 수 많은 모니터들이 연결되어 있으며, 이 전산시스템을 통해 연간 120건 이상의 불공정거래를 적발해 조치하고 있다.

그 동안 불공정거래는 초단타로 시세조종을 반복하는 ‘메뚜기 형(型)’, 대량주문으로 상한가를 형성시키는 ‘상한가 굳히기 형(型)’ 등 다양한 신조어를 양산하며 진화해 왔고, 알고리즘 고빈도 등 IT(정보기술) 전산을 활용한 거래기법도 급증하면서 이를 통한 불공정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사냥 형(型)’ 불공정거래가 출현하며 시장 건전성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기업사냥 형 불공정거래는 M&A(기업 인수·합병)로 경영권을 장악한 후, 허위 자금조달 같은 호재성 공시, 시세조종 등을 통해 투자자를 유인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결국 횡령·배임 등으로 기업을 황폐화 시키는 형태의 복합형 불공정거래를 의미한다. 영업실적이 부실하고, 지배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여러 작전세력이 공모,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거래를 동시다발적으로 실행하므로 단순한 분석 시스템으로는 이를 적발하기에 한계가 있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이처럼 대형·지능화하는 불공정거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담당 감시요원의 직관과 경험 의존적인 시스템에서 데이터 중심의 시스템으로 감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이것을 실현할 수 있는 감시시스템 CAMS(Catch-All Market Surveillance)를 구축했다.

기업사냥 형 같은 복합형 불공정거래 혐의를 정확히 포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가 필요한데, 과거에는 감시요원이 일일이 검색하여 확인할 수밖에 없었고 그 수집 범위도 한정적이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인물 정보, 뉴스·공시 등 합법적 대량정보를 자동으로 취합해 감시시스템에 DB(데이터베이스)로 탑재했다.

집적된 DB를 신속하고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정보처리능력도 80만건에서 1000만건으로 10배 이상 향상 시키고 그 동안에 축적된 감시요원들의 노하우를 프로그램화한 60여 가지 분석 툴도 새로 개발했다. 방대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기법 등을 이용한 통합적 분석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이것은 마치 망망대해에서 낚시 포인트를 찾으며 시행착오를 겪던 어부가 물고기 떼를 표적화할 수 있는 초음파 어군탐지기를 얻게 된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몇 날 며칠 심지어 수주에 걸쳐서 혐의를 포착하기 어려웠던 종목도 이제는 수분 만에 불공정거래 길목을 쉽게 찾아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고도화한 시스템을 통해 감시요원은 불공정거래 발생 가능성과 사건의 실체를 그야말로 ‘한눈에 싹’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시스템 가동 후 자체 분석 결과 불공정거래 혐의 적중률도 크게 향상됐다.

시장감시위원회는 앞으로 IT 기술 발전에 따라 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불공정거래 유형도 쉽게 적발할 수 있도록 불공정거래 적출기준 정교화, 불공정거래 시나리오 모델링 개발, 응용 SW 탑재 등 다음 단계의 업그레이드도 준비하고 있다. 불공정거래 세력의 부정한 시도가 사라질 때까지 이러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투자자들께서는 자본시장의 최전선에 서 있는 파수꾼, 시장감시위원회를 신뢰하고, 투자위험을 알리는 경고에 귀 기울여 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
송준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제공
송준상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위원장 /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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