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휴는 3일이야 4일이야? 온라인 논쟁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사진 = 게티이미지

"사흘이 4일 아니에요?"

오는 8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면서 토요일인 광복절(8월 15일)부터 사흘 연휴가 결정된 가운데, '사흘'이 며칠인지 찾아보려는 이들로 인해 이 단어가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는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공서의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언론에서는 사흘간의 연휴가 이어진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놨고,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도 '사흘'이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흘의 뜻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15일부터 17일까지 연휴가 이어지면 3일인데 왜 사흘이라고 하느냐"하는 글을 게시했으며, 다른 누리꾼은 "헷갈리게 사흘로 기술할 필요가 있나"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사흘'은 3일을 뜻하는 순우리말로서, '사흗날' '초사흗날' 등과 같이 세 날을 말할 때 쓰인다. 아이를 낳고 3일째 되는 날 지내는 제사를 뜻하는 '사흘메'라는 표현도 있으며, 4일은 '사흘'이 아니라' 나흘'이라고 쓰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를 두고 "사흘의 뜻을 몰라 실시간 검색어에까지 등장한 것은 21세기 신(新) 문맹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것"이라는 글이 등장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모르는 것이 자랑도 아닌데 댓글까지 남기는 건 너무했다"는 댓글을 남겼다.

전문가들은 국가가 나서 혼동되는 표현의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순우리말 사용을 독려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잦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순우리말 사용이 줄어들자 뜻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사이에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의미다.

김덕호 경북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는 "사흘의 '사'를 넉 사(四)와 오인해 일어난 소동 같다"며 "옛날 세대에서는 '하루, 이틀, 사흘, 나흘, 닷새'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1일, 2일, 3일'등의 표현이 익숙해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사흘이나 나흘 등의 표현을 사용할 때에는 3일, 4일 등의 표현을 병기하는 동시에 순우리말의 사용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며 "헷갈린다는 이유로 순우리말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아까운 일"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