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맨 오버핏' 2020년 대세는 '숏패딩'"…조거팬츠와 '꿀조합'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무신사 11월 아우터 판매 랭킹에서 10위권 내에 든 후아유 숏패딩, 내셔널지오그래픽 숏패딩, 라퍼지스토어 숏패딩, 노스페이스 숏패딩.

최근 몇 년 간 겨울 패션가의 대명사였던 롱패딩을 제치고 숏패딩이 2020년 겨울 대세 아우터(OUTER)로 부상했다.

작년에도 숏패딩이 유행할 거라는 예측이 제기됐지만 롱패딩에 비해 하체가 춥다는 단점 때문에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COVID-19) 집콕 트렌드로 올해 엄청난 인기를 끈 '조거팬츠' 덕분에 2020년 숏패딩은 겨울 아우터 왕좌를 거머쥐었다. 숏패딩은 조거팬츠와 함께 코디할 경우 1020 세대가 선호하는 세련된 '스트리트 패션'을 완성할 수 있어서다.

7일 1020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온라인 패션 스토어 무신사의 11월 한 달 간 판매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숏패딩과 숏 헤비 아우터의 판매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아우터 랭킹 상위권에사 숏패딩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11월은 겨울 아우터 판매 대목으로 11월의 판매 데이터로 그 해 겨울 시즌 장사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 겨울 시즌 초반부터 숏패딩이 승기를 잡은 것이다.


무신사의 11월 숏패딩 판매 랭킹 최상위에는 후아유의 ‘리버서블 보아 숏푸퍼’ 그레이 색상과 베이지 색상 이름을 올리며 각각 1, 3위에 올랐다. 라퍼지스토어 ‘미니멀 푸퍼 다운 숏패딩’은 그레이 색상이 2위, 블랙 색상이 7위를 차지했다. 4위부터 6위까지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제품이 차지했다. 탈부착 가능한 후드 퍼가 적용된 블루종 스타일의 '타루가 RDS 덕 다운 점퍼'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노스페이스 ‘1992 눕시 자켓’ 블랙과 차콜 색상이 나란히 8,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나온 숏패딩은 짧은 기장에 보온성을 강화한 빵빵한 충전재 사용과 오버핏(한 치수 크게 나온 사이즈)이 특징이다. 근육질 몸을 연상시키는 빵빵한 충전재로 완성된 헤비 숏 다운 점퍼가 큰 유행을 타고 있다. 1020세대에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선호되는 오버핏 디자인은 숏 패딩에도 적용됐다. 특히 실용성을 강화한 리버시블(뒤집어 입을 수 있는) 상품도 다수 출시됐다.

롯데백화점에서 출시와 동시에 완판된 노벨티눕시 숏패딩

권현근 무신사 에디터는 "올해 11월 숏패딩 인기 상품 중에는 양면으로 입을 수 있는 리버서블 상품과 블랙, 그레이의 모던한 색상 아이템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실용성과 스타일을 모두 챙기려는 패션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에서도 숏패딩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롯데백화점은 창립 41주년을 기념해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과 함께 노벨티 눕시 숏패딩 블랙을 선보였다. 노벨티 눕시는 1992년 첫 출시 이후 국내외에서 숏패딩의 대명사가 된 노스페이스의 시그니처 아이템이다. '국민 패딩' '근육맨 패딩' 등 애칭까지 가졌다.

복고풍 헤비 숏패딩 디자인의 노벨티 눕시는 출시 전부터 문의가 쇄도했고 발매 당일 매장 오픈 전부터 고객들의 긴 대기 줄이 늘어섰다. 준비된 노벨티 눕시 패딩 물량은 롯데백화점 본점 등 5개 점포에서 3일 만에 완판됐다. 이에 롯데백화점과 노스페이스 측은 2차 판매까지 실시했다.

숏패딩의 인기는 여성복까지 확산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공식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여성복 브랜드 보브(VOV)의 재킷 판매순위 1~10위 가운데 9개 제품은 숏패딩이 차지하고 있다. 인기가 가장 좋은 제품은 다이아몬드 퀼팅 경량 숏패딩으로 라이트베이지 등 인기 색상은 완판돼 재생산에 들어갔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브, 쥬시꾸뛰르, 엠포리오 아르마니, 지컷 숏패딩 이미지

쥬시 꾸뛰르(Juicy Couture)도 11월 매출이 전년비 55.3% 껑충 뛰었는데 매출을 견인한 효자 상품이 숏패딩이다. 쥬시 꾸뛰르는 여성스러운 디테일과 짤막한 기장, 허리를 강조한 벨트, 다양한 퀼팅 패턴으로 개성을 더한 숏패딩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10대 후반부터 20~30대 MZ세대를 중심으로 숏패딩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숏패딩은 롱패딩보다 가벼운 착장감으로 활동성이 좋으며 캐주얼부터 로맨틱한 데이트룩까지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숏패딩 안에 코디해 스트리트 감성의 캐주얼한 매력을 연출할 수 있는 조거팬츠도 불티나게 팔리는 중이다. 쥬시 꾸뛰르는 겨울 시즌을 맞아 벨벳, 벨로아 등 포근한 소재의 다양한 조거 팬츠를 선보였는데 출시 한 달 만에 70% 넘는 소진율을 기록 중이며 주요 제품은 이미 완판됐다.

쥬시꾸뛰르 조거팬츠 이미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올해 첫 선을 보인 온라인 전용 브랜드 브플먼트에서도 조거팬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가을 상품으로 나온 조거세트는 출시 첫 날 초도물량이 완판됐고 현재 8차 리오더까지 진행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