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지루했으면…'격리중' 호주 예술감독이 만든 종이 조랑말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자신이 직접 만든 모자와 조끼, 바지 등을 착용한 데이비드 메리어트. /사진=데이비드 인스타그램

호주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 중인 한 남성이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만든 종이 조랑말이 화제다. /사진=데이비드 메리어트 인스타그램

호주에서 코로나19(COVID-19) 자가격리 중인 한 남성이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만든 종이 조랑말이 온라인상에서 눈길을 끈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현재 자가격리 10일차에 접어든 호주 출신의 예술감독 데이비드 메리어트가 직접 만든 종이 조랑말과 함께 그의 사연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는 지난 2월 말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에 갔다가 최근 다시 호주로 돌아가면서 코로나19 의무 자가격리를 위해 2주간 호텔에 머물러야 했다.

그러나 14일은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지루해 하던 데이비드는 혼자의 시간을 즐길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때 음식 배달용 갈색 종이봉투와 접시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격리된 지 3일째 되던 날이었다. 호텔에서는 규정에 따라 이를 재활용하지 않고 일반쓰레기로 처리하고 있었다. 데이비드는 두껍고 질 좋은 종이가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직접 만든 모자와 조끼, 바지 등을 착용한 데이비드 메리어트. /사진=데이비드 인스타그램

데이비드는 종이 접시를 살펴보면서 약간의 챙을 만들어 붙이면 카우보이 모자로 안성맞춤이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모자를 완성한 그는 카우보이를 연상케 하는 조끼와 바지, 리볼버(회전식 권총) 등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데이비드는 호텔 측에 부탁해 더 많은 종이 봉투를 부탁했다. 카우보이의 영원한 친구로 불리는 조랑말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데이비드는 며칠간의 시간을 쏟은 끝에 대형 조랑말을 완성한 뒤 '러셀'이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데이비드는 "그의 이번 작품을 통해 호텔 측이 재활용에 관심을 갖고, 자가격리자들이 주어진 시간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현재 데이비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유쾌한 자가격리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