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상속세' 오늘 발표…사회환원 '수조원' 내놓는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3년 1월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그룹 시무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부진 신라호텔 대표(왼쪽)의 손을 잡고 행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뒷쪽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총수 일가가 28일 오전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상속과 사회공헌 내용 등을 공개한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상속인들은 별도의 기자회견 없이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는 형식으로 상속 내역과 사회환원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유산은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현금성 자산 등을 합해 총 3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상장사 지분으로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만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SDS 9701주(0.01%) 등이 시가로 24조원대다. 주식 상속세만 11조366억원에 달한다.

핵심 관심사는 이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상속인들이 유산을 어떻게 나눠 물려받는지다.


유서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법정 상속 비율은 홍 여사가 9분의 3, 이 부회장 등 3남매가 각각 9분의 2씩 상속받게 된다.


다만 재계 안팎에서는 상속인들이 삼성물산 지분(17.33%)을 통해 삼성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이 부회장의 몫을 키워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둔다. 이경우 가족들이 법정 비율대로 상속할 때보다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이 커진다.

상속인들이 전날(26일) 금융당국에 삼성생명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구체적인 개별 지분율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28일 발표에서도 개별 상속 내역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식 상속 내역은 공시사항이어서 28일 발표하지 않더라도 상속세 납부 신고 시한인 오는 30일 이후 공개된다.

시장에서는 13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상속세의 재원을 어떻게 조달해 납부하게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일단 납부 방식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 동안 6차례에 걸쳐 나눠 납부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상속 계획을 신고하면서 6분의 1을 납부하고 나머지 6분의 5를 5년 동안 나눠 내는 방식이다.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도 매년 납부해야 하는 상속세가 2조원이 넘는다.


재원 조달을 위해 이 부회장은 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로부터 해마다 받는 1조원 안팎의 배당금을 합하면 상속세 재원이 어느 정도 마련된다.

상속 주식 가운데 삼성생명 지분(2조7000억원 규모) 일부를 매각해 상속세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이미 19.34%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상속받을 삼성생명 지분 20.76% 가운데 절반 정도를 매각하더라도 지배구조를 유지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미술계에서는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1만3000점가량의 미술품 처리 방향에 촉각을 기울인다. 상속인들은 감정가 기준으로 2조5000억~3조원에 달하는 작품 가운데 상당수를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미술품을 기증할 경우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회장이 2008년 밝힌 사회환원 계획의 구체적인 방안도 공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