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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회사로 채용된 비정규직, 불법파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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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6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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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별 케이엔파트너스 변호사
전별 케이엔파트너스 변호사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격한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현상을 겪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임금격차로 인한 사회양극화는 심화했다. 이에 노사정위원회는 2001년 7월 '비정규직 근로자 대책 특별위원회'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논의를 바탕으로 정부는 2004년 11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과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수정된 법률안이 2006년 11월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의결돼 2007년 7월 1일자로 시행되는 등 많은 연구 끝에 비정규직 관련 법제도가 제·개정돼 왔다. 그러나 비정규직 관련 문제는 해소되지 않았다.

우리는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및 무기계약직화를 논의해왔다. 이에 상당수 비정규직 근로자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2013~15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계획에 따른 전환이 실시됐으며, 2016년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TF'를 통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대책'에 따른 전환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회사를 설립한 후 비정규직을 채용했다면, 더이상 고용의무를 물을 수 없는 것일까.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이 경우 사용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았다. 법원이 이러한 판단을 내리게 된 근거는 무엇일까.

A는 시설관리를 위해 외주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했고, B는 외주업체에 소속돼 근로를 제공하던 근로자다. 그러던 중 A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정책'의 일환으로 자회사를 설립한 후 채용공고를 통해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절차를 안내했다. 이에 B는 '전환채용지원서'를 제출하고 현재까지 자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B는 용역계약의 실질은 근로자파견이지만, 자신들의 업무는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으며 외주사업체는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않았으므로 A는 자신들에 대한 고용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는 외주사업체는 도급계약에 따라 해당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구속력있는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므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설령 근로자파견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B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자회사에 입사했으므로, A의 직접고용의무는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정부의 정책에 따라 A의 시설관리의무는 자회사로 이관되기 시작했고, A는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 전환 절차를 안내했으며, B는 이에 동의해 자회사에서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실에 주목했다. 자회사는 A가 파견·용역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신설한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고, 정부 지침에도 자회사를 설립하여 직접 고용하는 방식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다른 외주사업체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A는 B가 자회사에 고용된 이후 B의 근무장소를 분리하고, 시설관리업무가 필요할 경우 자회사에 용역 통보서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의뢰했으며, 자회사는 독자적인 업무계획을 수립하여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자회사와 A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따라서 A는 더이상 B에 대한 고용의무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A가 자회사를 설립하기 이전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업체와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다고 봤다. A소속 건축부는 B의 작업내역을 문서로 정리해 보고했고, A의 결재를 받았으며, A 소속 근로자와 함께 근무하며 업무를 수행했다. 또 외주업체는 근로자에 대한 채용·배치 등을 A와 사전에 협의해야 하며, 용역수행범위에 'A가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시하는 사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소모품 사용도 A 소속 근로자에게 확인받아야 했다. A는 외주업체와 재계약하거나 새로운 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B에게 개별적으로 급여 인상액 등을 통보하기도 했다. 이처럼 B는 외주업체 소속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A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고 A를 위한 근로를 제공했으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원은 B가 외주업체에서 근무를 시작한 날부터 고용의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며, B와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A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이 지급받은 임금에서 외주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종래 정부 정책에 따라 비정규직을 자회사에서 고용한 경우, 고용의무를 이행한 것인가에 관한 논의가 전개돼왔다. 위 사례는 이에 관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것에 그 의의가 있다. 이에 관한 논의는 관련 산업에 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향후 상급심의 판단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최종적으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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