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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금감원은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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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05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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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5일 감사원은 '금융감독기구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내놓는다. 이른바 사모펀드 사태 관련 감사였다. 여론은 라임·옵티머스 펀드만 향했다.

"옵티머스 말만 믿고 감시 업무 태만" "라임, 옵티머스 사태에 금감원 늑장 대응"…. 언론의 보도 내용도 획일적이었다. 금융감독원이 역할을 제대로 못해 사모펀드 사태가 벌어졌다는 게 골자였다.

뒤늦게 감사 결과 내용을 훑어본 뒤 머리가 멍해졌다. 금감원의 검사·감독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은 같다. 하지만 과정은 완전히 다르다. 그 파장은 더 무섭다. 감사의 출발과 전개, 결론을 보니 물음표가 남는다. 감사원을 향한 궁금증이 아니다. '금감원은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이 머리를 맴돈다.

#이번 감사의 시작은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아니다. 2019년 해외 금리 연계 DLS(파생결합증권)·DLF( 파생결합펀드)사태에서 감사는 출발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내부 통제 미흡'으로 중징계를 받은 그 사안이다.

금감원은 DLF 상품 설계와 판매 과정을 문제 삼았다. 원금 손실과 불완전 판매가 키워드였다. 제재도 여기에 맞춰졌다. 사모(私募)인데 피해자가 왜 수천명인지, 그 근본은 보지 않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금감원은 알고도 외면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이 113건의 DLF를 50명 이상에게 판매한 은행의 공모 규제 회피 의심행위를 발견했지만 공모해당 여부,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등 위반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감원은 공모 규제 회피 목적이 의심되면 적극 조사해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건의하는 한편 고의성이 의심되면 수사기관 통보·고발 등을 해야 한다. 감사원은 금감원을 대신해 그 행위를 간단히 조사했다.

#공모(公募)는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공시 규제, 운용 규제, 판매 규제 등도 강하다. 사모는 공모 규제를 받지 않는다. 그래서 유혹에 빠진다.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 등 공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실제론 동일한 하나의 증권을 형식상 여러 건으로 분할해 사모로 발행한다. 이른바 쪼개기다.

당연히 50명 이상의 불특정 다수에게 '판매'된다. 49명까지만 '권유'될 수 있는 사모펀드가 수천명에게 '판매'된 이유다. 감사원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DLS가 공모규제 회피를 위해 분할 발행해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DLS를 편입한 DLF도 공모규제를 회피하고자 설계됐다". 핵심 본질인 '사모(私募)의 공모(公募)화'를 짚었다.

#감사원은 금감원의 책임을 명확히 했다. 공모규제 회피를 제대로 검사·감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 사태로 불렸지만 실상은 '공모펀드 감독부실 사태'였던 셈이다.

처음에 가졌던 '금감원은 왜 그랬을까'의 의문은 이 지점에서 생긴다. 금융회사 CEO의 중징계를 위해 금융지배구조개선법의 내부통제 미흡 조항까지 끌어올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공모 규제 회피만 해도 징계는 충분하다.

금융권 인사는 "공모규제 위반 제재는 감독 소홀을 전제로 해야 하니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문제는 '눈 가리고 아웅'했던 금감원 앞엔 거대한 핵폭탄이 놓여있다는 점이다. 감사원 통보 내용은 "조사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것. DLS·DLF건 뿐 아니다. 라임·옵티머스 뿐 아니라 '판매'된 사모펀드는 공모규제 회피 가능성이 적잖다.

감사원으로부터 뺨 맞은 금감원이 원칙적 잣대를 들이대면 금융권은 폐허가 될 수 있다. 궁지에 몰린 업계가 금감원의 '감독 소홀'을 부여잡고 법정으로 갈 수 있다. 공멸의 길이다.

해법은 컨센서스(사회적 합의)다. 금감원은 감독 소홀의 책임을, 업계는 공모 규제 회피에 대한 책임을 각각 짊어지자. 전자는 진정성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으로, 후자는 진정성 있는 배상으로. 이렇게 '공모펀드 감독 부실 사태'를 일단락짓자.

[광화문]금감원은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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