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도 모를걸"..공정하려다 누더기된 文정부 주택청약

"취지는 좋은데, 아마 국토부 장관님도 청약제도를 이해 못할듯요."(청약제도 전문가)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마지막 청약제도 개편안'을 8일 내놨다. 민영주택의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 제도를 완화해 30% 물량에 대해서는 1인가구, 무자녀 신혼부부, 연소득 1억1000만원 초과 맞벌이에게 청약도전 기회를 준 것이다. 주택청약은 일반청약과 특별공급으로 나눠지는데, 특별공급은 사회 배려 계층에게 한번 더 도전 기회를 주는 제도다. 특공 도전 기회가 새롭게 주어진 계층은 그동안 '청약사각지대'에 놓였던 사람들이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취지는 좋지만 실제 청약 당첨 확률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래봤자 민영주택 물량 중 9%에 '도전' 기회가 생기는 것이어서다. 9%를 놓고 이들만 경쟁하는 것도 아니다. 신혼 특공이라면 소득 120% 이하(맞벌이)끼리 1차 경쟁 하고, 여기서 탈락하면 소득 160% 이하까리 2차 경쟁한 뒤, 마지막으로 소득요건 없이 추첨제로 3차 경쟁을 한다. 이번에 신규로 도전이 가능해진 사람은 3차에 지원이 가능하다 ."100대 1 경쟁이 기준 완화로 200대1로 바뀌는 것 외에 달라는 게 있냐"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가뜩이나 복잡했던 청약제도는 더 복잡해졌다. 소득 120% 이하 신혼부부를 예로 들면 신혼 특공 우선 경쟁→일반 경쟁→추첨 경쟁을 하고 일반청약으로 넘어가 전용 85㎡ 이상에서 가점제 경쟁→추첨 경쟁 등 무려 5번 경쟁을 한다. 5번의 경쟁에서 누가 왜, 당첨된 것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얼나나 될까. 본인이 5번의 경쟁을 하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청약제도는 11차례 바뀌었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주택법 개정에 따라 바뀐 횟수는 15차례라고 꼽는다. 1979년 주택청약제도가 도입된 이후 이날 개편안까지 총 151차례 변경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는 특공 비율이 대폭 확대됐다. 민영주택은 2017년 말 33%에서 현재 53%로, 공공분양(국민주택)은 65%에서 85%로 늘었다. '공정'과 '배려' 를 강조하면서 일반분양을 줄고 특공이 늘었지만 특공 기준이 점차 완화되면서 경쟁률이 치솟아 당첨확률이 '바늘구멍'이 됐다. 제도가 계속 복잡해지면서 '누더기'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김보현 미드미네트웍스 상무는 "특공을 없애고 일반청약을 가점제, 추점제로 나눠 가점제는 연령별로 차등을 두는 등 청약제도를 단순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에서는 어렵고 결국 차기 정부가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