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 올려야할까요?"…생두값 오르고 물류 대란까지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커피값은 잘 안 오르잖아요. 저희도 저렴하게 팔지만 이젠 힘들 것 같네요." 6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요즘 부쩍 고민이 늘었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는데 원두값, 우윳값이 올라 커피 가격마저 올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고 있는 소규모 카페 운영자 B씨도 최근 납품받는 커피 가격이 1㎏당 2000원씩 인상됐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원두값이 갑자기 올랐다"고 하소연했더니 다들 "우리도 공급받는 원두값이 올랐다" "우윳값에 원두값까지 너무 힘들다" 등의 공감을 받았다.


커피 원두값의 상승세가 매섭다. 이상기후로 인해 원두 생산량이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인해 물류 이동이 막히면서 가격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26일 미국의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국제 원두가격 기준이 되는 커피 선물가격은 최근 파운드당 202.55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90%, 연초 대비 61% 가량 상승한 가격 수준이다.

원두값 상승 요인은 커피 원두 세계 최대 생산지인 브라질 지역의 이상 기후다. 올해 초 한 차례 극심한 가뭄을 겪은 브라질은 지난 7월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갑작스러운 한파로 주요 커피 재배지들에 서리가 내리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브라질 커피산업협회가 지난 8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커피 생산량은 60㎏들이 4880만 포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22.6% 줄어든 수치다.

생산량은 줄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커피 수요가 늘어나면서 커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또 다른 커피 원두 생산지인 베트남에서도 이상기후로 커피 생산량이 줄어들고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이 발생하면서 원두값이 인상됐다.

게다가 최근 국내 우윳값이 상승했다. 서울우유가 지난 1일부터 흰우유 1ℓ 가격을 5.4% 올렸고 이어 남양유업, 빙그레, 매일유업 등도 인상을 결정하면서 밀크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커졌다.

다만 스타벅스, 이디야 등 프랜차이즈 커피업체들에겐 큰 타격이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원두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1년 이상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이 크지 않다"며 커피가격 인상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커피가 아닌 개인 소규모 카페 운영자들에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직접 원두를 공급받고 우유를 따로 사는 중소규모 매장들은 가격 부담을 고스란히 안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중소규모 매장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