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이자 부담 더 커진다…무주택자 '디딤돌대출' 금리도 인상

12일부터 적용된 '내집마련디딤돌대출' 등 주택도시기금 대출금리 인상 현황/주택도시기금

시중은행 대출금리의 가파른 상승 영향으로 연소득 6000만원 이하 무주택·서민을 대상으로 정부가 낮은 금리로 지원하는 정책모기지 상품의 금리도 인상됐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명분으로 한 은행들의 대출금리 과속 인상에 이어 정부의 정책대출 금리까지 오르면서 서민 실수요자의 이자 부담이 커지게 됐다.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이날부터 주택도시기금 정책 대출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생애최초 주택구입자, 2자녀 이상 가구 또는 신혼가구 연소득 7000만원 이하)를 대상으로 한 '내집마련디딤돌대출'의 경우 현행 연 1.85~2.15%에서 연 2.00~2.50%로 소득구간별로 0.15%~0.35%포인트 금리가 올랐다. 생애최초 신혼가구 역시 연 1.55~1.85%였던 대출금리가 이날부터 1.70~2.20%로 0.15%포인트 인상됐다.


'근로자·서민주택 구입자금대출'과 '근로자·서민주택 중도금대출' 역시 금리가 현행 2.35%에서 2.60%로 0.25%포인트씩 올랐다. 이밖에 '최초주택 구입자금대출', '최초주택 중도금대출', '분양주택 중도금대출'도 0.25%포인트 금리가 올라 현행 연 2.15%에서 연 2.40%가 이날부터 적용된다.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주택구입자금 금리를 평균 0.25%포인트(p) 인상한다.

주택도시기금은 다만 내집마련디딤돌대출과 신혼부부전용 구입자금대출에 한해 신규 분양 아파트의 최초 계약자에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새로 도입했다.

이번 조치는 주택도시기금을 운영하는 국토교통부가 지난 8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과 주택금융공사의 대출금리가 올라 디딤돌대출 등과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자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날 기준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45%~4.65%, 5년간 금리가 고정되는 혼합형 주담대는 연 3.96~5.16%다. 연 5% 선을 이미 뚫은 데다 이달 한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연내 연 6%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도시기금 대출은 모든 은행의 공통 상품이어서 은행마다 금리 조정 대상과 폭이 모두 같다"며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에 대출을 받았던 차주들에도 오른 금리가 적용되는 만큼 이자부담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