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웃고 LCC 울고…항공업 3분기 성적 '화물'이 갈랐다

5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전광판에 출발 항공편이 표시돼 있다.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희비가 3분기에도 갈렸다. 국제선 여객업 회복이 여전히 더딘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운송 전환으로 올해 들어 활짝 웃고 있지만 진에어·제주항공 등 LCC는 적자의 늪에 빠졌다.

아시아나항공 (10,910원 ▼200 -1.80%)은 3분기 매출 1조360억원, 영업이익 1603억원을 기록했다고 15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7%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2680% 증가했다.


대한항공 (21,700원 ▼150 -0.69%)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671% 상승한 438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4000억원을 돌파한 건 2016년 3분기(4476억원) 이후 5년 만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 오른 2조2270억원을 나타냈다.

대형항공사들이 여객수요를 화물운송으로 전환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 등으로 화물 수요가 급등한 덕분이다. 글로벌 공급망 정체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증가, 여객기 운항 감소에 따른 여객기 벨리(하부 화물칸) 공급 부족 이유로 수송량과 운임이 동시에 늘어났다.

특히 홍콩~북미 노선 운임(TAC인덱스)은 지난 9월 1㎏당 10달러를 돌파했다. 코로나19 이전 지난해 1월(3.14달러)과 비교해 3배 이상 올랐다. 이에 힘입어 대한항공의 3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6503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74.1%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화물사업 매출이 전년대비 56% 증가한 7545억원으로, 이 역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화물운송 비중이 적은 LCC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 대비 국제선 수요가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국내선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진에어 (12,910원 ▼300 -2.27%)는 올해 3분기 매출 606억원, 영업손실 445억원을 기록했다. 티웨이항공 (2,680원 ▼65 -2.37%)도 매출 530억원, 영업손실 390억원, 제주항공 (11,020원 ▼80 -0.72%)은 매출 682억원, 영업손실 913억원을 나타냈다. 매출은 전년대비 모두 증가했지만 진에어를 제외하고 영업손실 적자폭이 모두 확대됐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은 701억으로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오는 4분기에도 실적 양극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물 매출이 실적을 이끄는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4분기 화물사업의 경우 연말 화물성수기 효과 및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LCC 업계의 흑자 전환도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 위드코로나(단계적일상회복) 도입 논의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최근 태국·괌·싱가포르 등 트래벌버블 체결 국가 간 하늘길이 열리기 시작했지만 코로나 이전 대비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내 경쟁도 치열한데다가 예상보다 여행수요 회복이 더딜 수도 있다.

LCC 업계 관계자는 "4분기에 국제선 재개에 따른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직까지는 요원한 상황"이라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