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에선 임플란트 최강자 오스템임플란트…악재 이겨낼까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4일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2022.1.4/뉴스1

임플란트 시장 국내 1위·글로벌 4위 점유율의 오스템임플란트 (1,900,000원 0.00%)가 1880억원 규모 횡령 사태에 휘말리면서, 영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회사 측은 횡령에도 불구, 경영활동 유지에 필수적인 현금성 자산이 충분해 실적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5일 오스템임플란트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9월말 공시기준 횡령금액을 제외하고도 국내 1000억원 이상, 해외법인 1400억원 등 24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라며 "월 평균 130억원의 현금증가가 이뤄지고 있고,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우량회사로 여겨 여전히 대출 제안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현재 횡령 건과 관련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당 규모의 금액이 회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돌발 상황에 따른 일시적 악재일 뿐, 회사 재무상태와 경영활동에는 큰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고객 불안감 해소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오스템임플란트가 공식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안정적 현금 유동성을 부각한 배경 역시 같은 맥락이다. 경영활동 유지에 필수적인 현금성 자산의 안정성을 공개해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없다는 점을 시장과 고객에게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각 해외법인에도 입장문을 전달해 고객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조치한 상태"라며 "실제로 제품 생산과 공급에 문제가 없는 만큼 국내외 영업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신뢰도 하락에 따른 국내외 기존 고객 유지 및 신규 유치 등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플란트 시장 공룡에 닥친 악재로 업계 판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회사는 절대적 입지의 국내 시장과 고속 성장 중인 중국시장을 기반으로 올해 매출 1조클럽을 노리고 있지만, 예기치 못한 직원 횡령 사태에 기업 신뢰도가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국내 점유율 과반 붕괴는 물론, 최대 시장 중국 내 선두를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감돈다.

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한 오스템임플란트 영업활동의 악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국내 치과에 공급하는 임플란트는 연간 단위 공급 방식이다. 금융사를 통해 선수금 방식으로 오스템에 금액을 결제한 치과가 오스템으로부터 연 단위 물량을 공급받는 식이다. 계약 단위는 1~3년이 일반적이다. 계약기간과 물량이 커질수록 할인 폭도 늘어나 여력이 된다면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다. 치과 입장에선 대금은 미리 지급하고 제때 공급이 이뤄질지 걱정해야 되는 상황에 처한 만큼, 향후 신규 계약이나 연장 등이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시장 절반을 점유한 오스템임플란트가 당장 선두를 내주진 않겠지만, 일부 점유율을 잃을 가능성은 적지 않아 보인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은 △오스템임플란트(50%) △덴티움(16%) △네오바이오텍(12%) △디오(8%) △메가젠(7%) 등 5개 국내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 영업전략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스위스 스트라우만 조차 힘을 쓰지 못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횡령 금액의 회수 규모와 시기에 따라 반응이 호전될 여지는 있지만 기업 신뢰도가 이미 하락한 만큼, 현 시점에서 현장의 분위기는 좋지 않은 편"이며 "다만 경쟁사들 역시 당장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기 보다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대 해외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역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칫 점유율 선두를 내줄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전세계 인구 중 임플란트 주 수요층인 55세 이상이 23% 거주하는 기회의 땅이다. 약 7000억원 수준의 시장을 형성 중인 중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 국산 임플란트 수출과 각 사별 매출 고공성장을 주도한 주역이기도 하다. 2020년 기준 3000억원 불과한 규모와 식립율 전세계 세계 1위로 성숙시장으로 평가되는 국내 보다 훨씬 높은 잠재력을 품고 있다. 중국 임플란트 시장 내 국산 제품 점유율은 58%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가 30% 초반, 덴티움 (121,000원 ▼2,200 -1.79%)이 20% 중반 수준이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3분기 누적 4141억원의 해외법인 매출 중 27.7%인 1146억원을 중국법인에서 거둬들였다. 70여개 진출국 가운데 최대 매출 해외법인이다. 하지만 덴티움의 기세가 매섭다. 덴티움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975억원의 매출 가운데 1153억원(58.4%)을 중국에서 거둬들였다. 중국 시장 집중을 통해 같은 기간 현지 점유율 1위 오스템에 비해 조금 많은 매출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번 사태로 인한 오스템 신뢰도 하락을 계기로 역전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중국 시장 성과에 따라 2배 가량 차이나는 전체 매출 격차도 좁힐 수 있게 된다. 2020년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전체 매출액은 6313억원, 덴티움은 2297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