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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격 [50雜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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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형 기자/미디어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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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1.2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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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김준형의 50잡스]50대가 늘어놓는 雜스런 이야기, 이 나이에 여전히 나도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의 소소한 다이어리입니다.
아는 후배(같은 회사 아님) 별칭이 사우스님이라고 들었다.
참기자답게 생각이 깊고 나라 걱정을 많이 해서 思憂스님인가 생각했다.
천만에, 강남 룸싸롱 아니면 술을 안 마신다고 해서 '사우스(south)님'이라고 불렸단다.

어느 호텔을 근거지로 누구와 누구를 연결시켜 준 스님은 르네상스님이란다.
~스 와 ~님의 콜라보 이름으로 불교계에 누를 끼치는 사람들이 적잖은 듯 하다.
승적에 오른 적도 없는 자들도 스님을 참칭하며 템플 아닌 캠프에 죽치고 있다니 여기저기 스님 홍수다.

승려, 중의 공식 명칭이 '스님'이 된 건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90년대초 처음 기자생활 할 때만 해도 언론에서 쓰는 공식용어는 '승려(僧侶)'였다. 비하느낌이 드는 '중'에 비해 중립적인 표현이다.
어제 국립공원 입장료 결사 수호 의지를 외친 조계종 전통의 비상 총회 공식명칭도 '전국스님대회'가 아니고 '전국승려대회'로 불려 왔다.
그런데 '승려'마저도 웬지 위엄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인지 불교계가 언론과 정부 정치권 등 각계 요로에 중의 공식 호칭을 '스님'으로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면서 그게 굳어졌다.

스승님에서 준 말이라는 설도 있고, '승(僧)님'에서 이응탈락했다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그 전까지 '~스님'은 평칭이 아니라 존칭이었다. 효봉스님 성철스님 법륜스님처럼 존경받을만 한 분들에게 붙여드렸다.
목사 신부는 ~님을 기본으로 붙이지 않으면서 스님은 ~님을 디폴트로 쓰는 건 형평에 맞지 않다(실제로 기독교 천주교에서 목사님 신부님으로 기본 호칭을 써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그렇다고 스님에서 ~님을 빼고 외자로 '스'만 남기면 '자승스' '천공스' '무정스'가 되는데, 영어 복수형 s도 아니고 아무래도 어색하다.

별 수 없이 법력과 무관하게 승려는 누구나 그냥 스님으로 부르게 됐다.
그러다보니 종단내 폭력사태나 승려 범죄같은 게 일어나면 "ㅇㅇ스님이 ㅇㅇ스님을 각목으로 강타했다" "ㅇㅇ스님이 신도를 갈취하고 사기쳤다"이런 기이한 기사 표현이 불가피해졌다.

용맹정진하는 대다수 진짜 '스님'들을 욕보이고자 하는 게 아니다.

문화재구역 입장료가 통행세인지, 돈받는 승려들이 봉이 김선달인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한 명이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서 중생들이 창궐하는 코로나에 신음하는 이 때 전국의 승려들이 벌떼처럼 일어날 일인가.
"우리 민족이 핍박받고 사회적 약자들이 권력에 의해 신음할 때 지금처럼 온 종단이 항의하고 사회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본 적이 있느냐"
명진'스님'의 말이다.
/사진=명진스님 유튜브
/사진=명진스님 유튜브
(땡추의 어원이 된)당취들이 임진왜란때 외적과 싸웠다는 이야기 이후로 승려들이 백성들 편에서 총궐기했다는 사례가 기억나는게 없다. 28년전 열린 가장 최근의 승려대회도 조계종 종파분쟁이 원인이었다(기왓장이 날아다니고 이단 옆발차기가 횡행하던 살벌한 현장을 취재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언제 한 번, 연탄재처럼 자기 몸 뜨겁게 불살라 우리 사회의 한데를 덥혀 본 적이 있는 지... 조계종으로 대표 되는 주류 불교종단에 묻고 싶은 게 보통 사람들의 생각이다.
어제 서울 시내 한복판에 3500명이나 몰려들었다는 이들에게 스님이라는 호칭이 선뜻 안 나오는 이유다.

잿밥 지킬 때만 결사적으로 나서는 승려들, '돈냈스?~님' '입장료 냈스?~님' 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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