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합작' 한화·DL도 '생산차질·중대재해법' 근심

(여수=뉴스1) 김동수 기자 = 11일 오전 9시26분쯤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 여천YNCC 3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 사고 여파로 주변에 콘크리트 덩이와 나무토막 등이 널브러져 있다.2022.2.11/뉴스1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도 11일 발생한 여천NCC 폭발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천NCC는 이들 두 회사가 5:5로 합작한 회사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이다. 연결실적에도 반영될 뿐 아니라 여천NCC에서 생산된 주요 석유화학 제품을 원료로 쓰고 있어 사고 여파를 파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이날 오후 고용노동부는 사고가 난 3공장 전체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고 원인과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공장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에도 비상이 걸렸다. 여천NCC 3공장은 연간 에틸렌 47만톤, 프로필렌 24만톤 등을 생산해 한화솔루션·DL케미칼 등에 납품한다. 프로필렌 등 일부 제품의 경우 3공장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단기적인 작업중지 명령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지만 작업중지 기간이 길어지면 대안 수급처를 물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각 공장에 재고가 충분하고 3공장보다 규모가 큰 1·2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당장의 조업에는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여천NCC 실적하향에 따른 연결실적 하락뿐 아니라 생산 차질에 따라 실적 하향도 불가피하다.

한화솔루션·DL케미칼 내부에서는 여천NCC 경영진의 중대재해법 처벌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여천NCC는 한화그룹·DL그룹의 계열사가 아닌 관계사로 분류되고 독자적으로 경영해온 곳이지만 주요 경영진은 한화·DL 인사들이다.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한 최금암 여천NCC 사장과 대림산업 사장을 지낸 김재율 여천NCC 부사장이 공동대표다.

중대재해법이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되면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한 산업현장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가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는 폭발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즉각 조사 인원을 현장에 급파했다. 업계에서는 여천NCC가 중대재해법 2호 또는 3호 기업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고용부는 지난달 29일 경기 양주에서 석재 발파작업 중 3명이 매몰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삼표산업 대표이사를 이날 오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중대재해법 시행 후 첫 입건이다. 지난 8일 승강기 설치 도중 2명이 추락한 판교 제2테크노밸리 업무시설 공사현장 사고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여천NCC 경영진이 중대재해법 위반 협의로 입건될 경우 화학업계 최초이자 비수도권 및 전남지역 최초로 기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