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교보생명 풋옵션 논란' 안진 회계사 무죄에 항소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사진=뉴스1

검찰이 교보생명의 기업가치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회계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의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안진회계법인이 자사 재무적투자자(FI) 어피너티컨소시엄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풋옵션 행사 가격을 부풀렸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어피너티 측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입하면서 2015년 9월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이후 IPO가 계속 미뤄지자 어피너티 측은 2018년 10월 신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고 양측은 풋옵션 행사가격을 두고 분쟁을 겪어왔다.

재판부는 지난 10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과 어피너티컨소시엄 관계자 2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진회계법인은 가능한 범위에서 다양한 가치평가 접근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히 어피너티 측에 유리한 방법만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안진회계법인이 어피너티 측과의 의견교환 횟수와 상관없이 의견을 받더라도 합리성을 따져가며 업무를 수행했다면 어피너티 측이 평가방법을 결정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교보생명은 법원의 무죄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피고인들에게 징역 1년~1년 6개월과 추징금을 구형한 점을 고려할 때 무죄 판결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검찰이 자본시장의 파수꾼인 회계사들이 자본시장의 참여자들과 짜고 자신의 책임을 저버릴 때 자본시장의 건전성은 훼손되고, 이는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 전체의 기초질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 만큼 항소심에서 적절한 판단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검찰 항소를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