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복합쇼핑몰' 이어 광주 아이파크 피해자 만난다

[광주=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유세를 열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8.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이 정치권의 '호남 홀대론' 공방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재소환되고 있다. 상가 피해 보상 협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 국민의힘이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들을 만나 해결을 직접 돕는다는 계획이다. 7번째 호남땅을 밟는 윤 후보와 발맞춰 적극 손을 내민다는 차원에서다. 복합쇼핑몰에 이어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대응이 안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더불어민주당을 곤혼스럽게 하고 있다.

22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의 취재를 종합하면 원희룡 국민의힘 아이파크 사고대책 특별팀장은 오는 24일 태스크포스(TF)와 함께 사고현장을 찾아 피해자들과 면담할 예정이다.


피해대책위 관계자는 "지난번 면담에서 피해자들이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하니 원 특별팀장이 '여긴(광주는) 다 민주당이라 해결이 잘 안될 수 있으니까 우리가 해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공격적인 호남 공략과 맞닿아있다. 국민의힘은 광주 복합쇼핑몰 이슈를 거듭 띄우며 '민주당이 그동안 호남을 소외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반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호남에서 득표율을 20%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 역시 대응에 따라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재부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민주당은 전통적 텃밭인 광주에서 발생한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소홀히 대응하고 있다는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광주=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6.

앞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산재예방 태스크포스(TF) 위원장과 광주 지역구인 민형배, 송갑석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의원은 지난달 21일 사고현장을 찾았다. 사고현장과 수습상황을 점검하고 실종자 가족들과 피해자들을 만나 국회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민주당 의원들은 상황 보고와 실종자 가족 면담을 한 뒤 피해자들은 만나지 않고 돌아갔다. 민형배 의원만 피해자들을 만나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민주당 산재예방 TF가 한달이 넘도록 사고 현장을 찾았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양당 대표 중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먼저 사고 현장을 찾았을 때도 논란이 있었다. 민주당 대표가 만사를 제치고 오는 것이 맞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수행 인원도 최소화하고 붕괴현장에 직접 올라가 살펴본 뒤 실종자 가족 및 피해자들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이 대표가 다녀간 다음날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사고현장을 찾았으나 실종자 가족과 피해자들의 항의에 적잖이 곤혹을 치렀다. 양당 대표에 대한 상반된 반응에 "민주당이 선거 때만 호남편을 들고 평소에는 신경써주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의힘에서 더 진정성이 느껴진다" 등의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송언석·허은아·김형동·배준영 의원과 함께 아이파크 붕괴사고 피해자 합동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그는 조문 후 "반복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 가족분들께서 필요하신 부분을 말씀해주시면 최대한 노력해 보탬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18일 광주 유세에 앞서 비공개로 사고현장 분향소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과 피해대책위, 입주예정자들을 만나 위로한 후 "관심을 갖고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지만, 지역 내에선 지역구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큰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민주당 산재예방 TF 소속 한 의원은 이와 관련, "광주시당에서 사고수습을 위해 현장에 상주하는 상근자를 두고있는 것으로 알고있다"며 "이용섭 광주시장이 한달동안 현장에서 숙식하며 구조·수색작업을 지휘했을 정도로 민주당은 사고수습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