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상장'…SSG닷컴 IPO는 다르다?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이 IPO(기업공개) 절차에 나선 가운데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쪼개기 상장'이 이슈로 떠오른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SSG닷컴은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선 '쪼개기 상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입장이지만 상장 과정에 불똥이 튈 수 있어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하기 위해 주관사와 막바지 실무 작업을 벌이며 구체적 일정을 조율중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대표 주관사다.


지난 2월 발표된 이마트 실적 자료에 따르면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1년전보다 22% 늘어난 5조7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e커머스 업계의 거래액 평균 신장률인 15.7%를 상회한다. 목표치였던 4조8000억원을 넘어 6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SSG닷컴의 IPO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줄을 이은 이유다.

하지만 '쪼개기 상장' 이슈는 넘어야 한다. 지난 6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물적분할 등으로 기업의 소유구조가 변경되면 주주 보호를 위한 회사 정책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밝혀야 한다는 내용으로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이는 '쪼개기 상장'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모회사 소액주주들을 보호하겠단 취지다. 최근 물적분할한 자회사가 상장한 이후 모회사의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난 데 따른 대칙이다. LG화학의 핵심사업부인 LG에너지솔루션이 분리돼 상장하면서 LG화학의 주가가 급락한 것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외에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유력 대기업들의 자회사들이 분할과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디스카운트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요 대선 주자들도 물적분할 규제 방안을 속속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시 모회사 주주 보호책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신사업을 분할해 별도 회사를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SSG닷컴의 모회사인 이마트의 주주들은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에서 물적분할에 대해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며 부정적 시각을 보여 왔다.

사진은 SSG닷컴 쓱배송 주문 모습./사진=SSG닷컴

SSG닷컴은 물류센터 투자 등을 통해 SSG닷컴 매출이 늘어나면 SSG닷컴에 상품을 공급하는 이마트의 실적도 함께 좋아지는 등 논란이 된 사례와 다르다고 설명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유망한 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자회사를 상장하는 것과 달리 SSG닷컴은 2018년 12월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이 각각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설립됐다"고 말했다. 잘되는 사업을 나중에 분사한 것이 아니라, 사업 초기에 별도법인을 설립해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SSG닷컴이 상장을 통한 투자금 유치로 성장의 기반을 만들면 이마트의 경쟁력 또한 올라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올 상반기 내 이마트, 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등 이마트그룹 통합 멤버십을 출시하고, 연내 그룹사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확대, 공동 기획전 등을 추진해 온·오프라인간 시너지를 낸다는 게 SSG닷컴의 방침이다.

이에 대해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신들의 물적분할은 '쪼개기 상장'에 해당하지 않고 모회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식으로 설명한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물적분할할 경우 모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대부분 나타나는 등 물적분할은 그 방식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