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37개국 "러시아·벨라루스 국제스포츠 참가 제재해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보호과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비대면 화상회의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제 스포츠장관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문체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이를 도운 벨라루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계에서도 본격적인 퇴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제 스포츠계를 구성하는 주요국들은 러시아·벨라루스의 국제 스포츠 경기참여 제재를 공식 촉구했다.

한국과 미국·영국·일본 등으로 구성된 37개국 스포츠 담당 장관들은 지난 9일(한국시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대한 국제 스포츠 경기 참여 금지 등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서 각국은 "인권존중과 국가간 평화적 관계는 국제 스포츠의 토대"라며 "러시아가 주도하고 벨라루스 정부가 지지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은 정당화될 수 없는 선택에 의한 전쟁으로 명백한 국제적 의무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국제 스포츠행사 주최·유치 및 신청·수상 배제 △두 국가에서 선발된 개인 선수 및 이를 대표하는 행정가·팀의 다른 나라 경기 출전 금지 △두 국가와 연계된 단체로부터의 후원 및 기타 재정적 지원 제한 조치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우리는 모든 국제 스포츠 기구가 위의 원칙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고, 이미 이 같은 원칙을 채택한 모든 국제 스포츠기구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러한 제재는 국제법 기본원칙에 따른 협력이 다시 가능해질 때까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에 의해 선발된 선수 또는 팀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스포츠 주최자를 추적하거나 제재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며 "국제 스포츠계가 우크라이나 국민과 계속 연대할 것과 가능한한 우크라이나 스포츠의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은 러시아, 벨라루스 또는 우크라이나 클럽과의 일방적인 계약종료를 결정한 선수·코치 및 임원에 대한 제재를 가하지 않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성명에는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7개국(G7)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앞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각국 스포츠 장관들은 지난 4일 영국 나딘 도리스(Nadine Dorries)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장관의 주재로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제 스포츠 장관회의에 참석해 스포츠 분야 공동 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황 장관은 "대한민국은 무력 침공을 억제하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스포츠 분야의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제재를 포함하는 이번 공동성명서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종목별 국제연맹과 각종 국제대회 조직위원회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와 관계자들의 참가를 불허하라고 권고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러시아·벨라루스 선수의 출전을 금지키로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도 두 기관 주관 국제대회에서 러시아 국가대표와 소속 클럽팀의 퇴출을 결정했다.

러시아·벨라루스 스포츠 제재 공동성명 참가국. /사진제공=문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