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피해 7700억' 검사 출신 윤석열, 보이스피싱 잡을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0일 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금융당국 조직 개편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보이스피싱 방지 등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KDB산업은행 등의 지방 이전도 금융권의 주요 관심사다.

보이스피싱 단속 강화 공약…금융소비자 보호 '방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을 접견 하고 있다. 이날 유 비서실장은 윤 당선인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했다. /사진=뉴스1

윤 당선인은 금융감독 체계를 비롯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조직 개편에 대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난 뒤에야 밑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 조직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부에선 금감원의 권한이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캠프에서 경제정책본부장을 맡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7월 금감원의 힘을 빼는 법안을 발의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와 감독 업무만 맡고, 금융사 임직원 등의 중징계 이상 징계 권한을 모두 금융위에 넘기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기 위한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캠프는 가족사칭 메시지 등 새로운 유형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7744억원에 이른다.

윤 당선인은 '불법 사금융·보이스피싱 법 집행 강화'와 '금융소비자 피해구제제도 실효성 제고'를 공약했다. 또 보이스피싱 단속을 위함 범정부 합동 단속조직 설치를 공약했다. 보이스피싱 관련 금융사의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 독립성 강화하고, 금융민원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이미 금융위는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


다만 후보단일화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합류는 변수다. 안 대표는 2012년 대선 때부터 꾸준히 금융 정책과 감독 분리를 내세웠다. 금융위의 정책 업무는 기재부로, 감독 업무는 금감원으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과 조직 개편 논의는 과거에도 계속해서 나왔다"며 "현재로서는 다른 현안이 산적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산은 부산이전' 공약...금융위도 세종 이전 목소리

KDB산업은행 전경

금융권에서는 정책보다는 산업은행 등 지방 이전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윤 당선인은 산은 등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공약했다. 특히 산은은 구체적인 기관명까지 언급하며 부산 이전을 약속했다. 산은 내부에서는 이미 반발 움직임이 거세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공약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기관명까지 언급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직원들 사이에서 지방이전에 대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세종시 이전도 언급된다. 윤 당선인이 금융위가 위지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내에 대통령실 설치를 공약해서다. 이미 포화상태인 서울청사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금융위가 다른 곳으로 옮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서울청사의 대통령실 설치는 문재인 정부도 시도했으나 경호 등의 이유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