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전문가' 최종학 교수 인수위 발탁, 이재용 '삼바' 재판 변수 되나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부당합병과 회계부정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24.

대통력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위원으로 선임된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현재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 재판 변수로 떠올랐다. 최 교수는 이 사건과 관련 "회계 처리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개 표명한 인물이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박정제 박사랑 박정길)는 지난해 4월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및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이 부회장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그룹 간부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불법합병을 은폐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회계부정을 했다는 게 주된 공소사실이다.

이 사건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판결에서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이 이 부회장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검찰은 분식회계에서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2020년 6월 이 부회장 측 요청으로 소집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이 부회장에 대한 불기소를 권고했으나 서울중앙지검은 같은해 9월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했다.


일각에서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이 나오자 검찰은 "90명에 달하는 외부 전문가 의견을 청취한 뒤 내린 결론"이라며 "검사장이나 검찰총장 등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해야 하는 정식 보고 라인에서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이견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었다.

최 교수의 인수위 합류가 검찰로서는 공소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교수는 이 사건 회계처리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바 있다. 재판이 막 시작되던 지난 3월에는 검찰의 기소가 잘못됐다는 취지의 글을 경영전문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최 교수는 당시 기고글에서 검찰과 다른 회계기준의 해석을 내놓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이슈가 삼성합병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 교수는 회계전문가로서 과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소송에 관여하기도 했다. 해고 무효 소송 항소심에서 특별감정인으로 선임돼 쌍용자동차의 회계조작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교수의 보고서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쌍용차의 해고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판결했다.